‘봄봄밥차’에 실은 청소년 사랑, 매주 토요일마다 도시락 나눔
‘봄봄밥차’에 실은 청소년 사랑, 매주 토요일마다 도시락 나눔
  • 이지영
  • 승인 2019.10.0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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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학원가니? 밥 먹고 가야지. 공부도 밥심이야’

 점심시간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 같은 마음의 주인공은 바로 ‘봄봄밥차’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에게 도시락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최광동씨다.

 아직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돌 만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토요일 오후, 점심을 챙기지 못하고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아 여러 가지 도시락과 ‘우물나눔터’라고 하여 얼린 시원한 생수까지 건네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따스한 손짓과 ‘봄봄밥차’라는 두 개의 천막은 매주 토요일마다 이 자리를 지켰다.

 이곳엔 단골처럼 오는 초등학생도 있었고, 괜찮다 오라는 손짓에 쭈뼛거리며 마지못해 들어서는 고등학생, 끼니를 거르고 손수레 가득 폐지를 모으던 할아버지, 자주 보는 얼굴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도시락을 받아가는 할머니, 그리고 아이에게 갖다 준다던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나눔은 고인 물로 끝나지 않고 흘러가는 릴레이식 나눔이 되고 있다. 모두 무료라고 말을 했지만 도시락을 받아들고 가다가, 핫도그를 사다 놓고 가는 이, 후원함에 돈을 넣는 이, 후원물품을 구매하는 이, 뭐라도 주고 싶어 수거해온 가방과 신발을 내놓는 할아버지의 마음들이 다시 고임 없이 흘렀다. 도시락 옆에 있는 후원물품들도 이렇게 고마운 마음들이 모여져 적은 금액을 받고 판매 도시락 후원에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그날, 최광동씨를 비롯 6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했는데 이들의 마음가짐 또한 남달랐다.

 성악가를 꿈꾸는 서정화(전북사대부고2) 학생은 ‘위원장’이라 불릴 만큼 앞장서서 모든 것을 살폈다. 작년에 이어 올해 1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이어진 청소년 도시락 나눔은 32차인데 그 중 29회를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여기 선생님은 제가 다니는 교회 교육목사님이기도 하다. 목사님 도와드리려고 1월 26일부터 참여하였는데, 처음엔 힘들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제과제빵으로 빼빼로도 만들어 나누고 하다 보니 보람이 느껴졌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 내년에는 힘들 것 같아서 봉사자와 동아리 결성해서 후배들을 동참하게 해서 같이 나누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야무진 결심을 전했다.

 전주교육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4명도 함께 나눔봉사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학교에 ‘참스승 프로젝트’ 프로그램 중에 꼭 해야 하는 1월 1회봉사활동이 있다. 우리가 꿈꾸는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 ‘청소년열매나눔공동체 봄봄’과 ‘dovol’을 검색하다가 청소년 대상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마음이 움직여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최광동(청소년열매나눔공동체)씨는 “나눔은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바빠서건 먹을 것이 없어서건 밥을 거르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 먹을 것을 통해 청소년들을 응원하며 또 하나의 봉사활동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위기청소년 발굴의 목적도 있다. 접촉의 기회와 폭을 넓히기 위해서 밥차를 운영하여 심야시간에도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길 위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봄봄밥차’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아중 분수대공원에서 나눔이 이뤄지고 있다.

 이지영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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