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진공원 풍월정서 화투놀이 웬말!
덕진공원 풍월정서 화투놀이 웬말!
  • 양태석
  • 승인 2019.08.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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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월정은 전주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 덕진공원 안에 세워져 있는 정자다.

 최근들어 풍월정이 덕진공원의 구석진 곳에 위치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인지, 그곳에 들를 때마다 한 패거리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화투놀이를 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이 정자는 월산대군(月山大君) 이정의 호인 풍월정(風月亭)과 같은 이름의 현판을 달고 있는데, 이정은 세조의 손자이자 추존왕 덕종의 맏아들이며 성종의 형으로,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기던 시조 시인으로, 후일에 세워진 이 정자에 풍월정이란 현판을 내 건 것은 덕진연못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그의 시(時)에 대한 보답의 성격을 띠고 있다.

 전주에는 예로부터 부성삼화(府城三花)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는데, 동고산(승암산)의 진달래 꽃, 다가산(多佳山)의 입하화(이팝나무 꽃), 덕진연못의 연꽃을 말한다. 또한 완산팔경의 하나로 덕진채련(德津採蓮)이 있는데, 덕진채련은 풍월정에 앉아 저녁노을과 달빛을 끼고 뜸부기 우는 호면(湖面)의 피리소리 실은 어화(漁火)에 젖은 채, 맞은 편 승금정(勝金亭 근대화 과정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짐)을 내다보는 덕진연못의 풍경을 말한다.

 유서 깊은 풍월정의 모습은 그렇게 고고하거나 고풍스럽게 보이지는 않지만, 풍월정은 덕진연못을 상징하는 정자 중의 하나이므로 우리가 아껴야할 문화유산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며 풍류를 즐기던 선조들의 느긋한 삶을 닮은 그런 삶은 살 수 없다 치더라도, 소중한 문화유산 안에서 화투놀이는 덕진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원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게 뻔하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우리 스스로 아끼고 지켜내야 할 텐데, 그 품위를 우리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지는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양태석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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