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문학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서점&카페 카프카
[동네서점] 문학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서점&카페 카프카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08.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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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 완산경찰서 근처 서점&카페 카프카는 2013년에 시작했다. 헌책들이 가득하고 커피향기가 짙던 북카페는 3년 전 독립책방으로 변신했다. 커피향기는 그대로지만 새로운 문학 책들이 가득 찼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 강성훈 대표는 신춘문예 소설부문으로 등단한 작가이며 글쓰기 강사이기도 하다. 강 대표에게 책방으로서의 카프카에 대해 묻자 맑은 미소로 답했다. “확실히 지금은 책을 목적으로 오신 분들이 더 많네요”

 많은 사람들은 카프카를 ‘문학서점’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강 대표는 여전히 동네에 있는 ‘서점’일 뿐이라며, 그저 문학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더 많이 오신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의 큐레이션에는 조금은 낯선 ‘장 필립 뚜생’, ‘파스칼 키냐르’, ‘박세미’ 등 여러 작가의 소설과 시들이 꽂혀있었다. 허나 고개를 조금 들으면 ‘서양철학사’와 ‘자본론’이 윗켠 책장에 빛나고 있다. 인문서적들에 대해 묻자 강 대표는 “철학과 인문학이야 말로 문학이 설 대지가 된다”라고 답했다. 문학은 상상력도 필요하지만 인간과 인문의 성찰으로 문학의 깊이가 제대로 뿌리내린다는 것. 강 대표는 지속적으로 예술과 미학 관련 서적을 들여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강 대표가 이전 책방 큐레이션에 대해 고심할 때 교보문고 등 큰 서점처럼 큐레이션이 같아지는 것을 보고 성찰한 면도 있다. “서점의 경쟁력과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고 말한 그는 여전히 카프카의 방향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그의 고심이 드러나는 흔적은 카프카에 있는 모임이다. 서양철학사 등을 읽는 ‘책공부모임’, ‘소리내어 시 읽기 모임’, ‘소설창작워크숍’등 다양한 활동으로 인문학·문예창작 공부를 하는 것. 강 대표는 다른 모임도 분명 공부하는 모임이 있겠지만 카프카에서는 심화 있게 공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공부하는 모임을 통해 서로가 좋아하는 책을 알아가고, 그렇게 독서와 문예창작이 확산되어 간다는 것. 더불어 서점을 찾는 방문객들도 함께 는다는 것에 강 대표는 감사할 따름이라고 수줍어했다.

 “인터넷으로 사면 10%할인 받아서 살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여기까지 오셔서, 그리고 책이 없으면 저에게 주문을 해 주셔서 구입해주는 게 너무 고맙죠.”

 그는 동네책방의 장점에 대해 ‘입소문’을 들었다.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시스템이 아닌, 동네서점들의 추천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자극한다는 것. 특히 작은 독립출판과 신생출판사에서 뛰어난 기획력을 찾아내 바로 추천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라고 보았다. 그는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찾은 문학의 가치가 동네서점을 대형 서점과 구별 짓는 큰 차이점으로 여겼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강 대표는 “서점 카프카란 공간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계속해서 카프카만의 것으로 채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카프카의 공간은 몇 명의 손님들이 책을 도끼삼아 자신의 내면을 아름답게 깨어나가고 있었다. 이제 카프카는 커피향기보다 책의 향기가 더 깊었다.

 이휘빈 기자

 

 서점&카페 카프카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4길 32 2층 영업시간 : 화~일 오후 12시 - 오후 10시, 매주 월요일 휴일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kafka471 >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

 <잘 표현된 불행 / 출판사 난다 / 작가 황현산 >  황현산 선생님을 잘 몰랐지만 그분이 번역하신 책과 수필 ‘밤은 선생이다’ 등을 읽으며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평론은 작품에 대해 ‘이렇게 읽고 해석할 수 있다’라는 것과 평론을 통해 소설·시 등 문학작품을 더욱 좋아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론을 읽으면서 우리의 관점과 내면의 깊이를 다시 한 번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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