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뿐인 ‘휴지통 없는 화장실’ 실효성 없어
허물뿐인 ‘휴지통 없는 화장실’ 실효성 없어
  • 김선찬 기자
  • 승인 2019.08.1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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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휴지통 없는 화장실.  최광복 기자
한옥마을 휴지통 없는 화장실. 최광복 기자

 악취와 해충 유발을 막고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작년부터 시행된 ‘휴지통 없는 공중화장실’이 유명무실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개정 법안이 시행된 이후에도 공중화장실 안에는 휴지통이 그대로 비치됐거나 휴지통이 없는 경우엔 휴지와 각종 쓰레기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에 개정된‘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용한 휴지는 좌변기 안에 넣고 여자화장실 경우 여성용품 수거함을 화장실 칸막이마다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1차로 개선명령이 내려지고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1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공공성을 띈 건물이나 공원 내에 있는 공중화장실 대부분 관리·감독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주시 덕진공원 공중화장실 안에는 ‘휴지통 없는 화장실 ’,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등의 안내문이 좌변기 앞쪽과 화장실 입구에 명시됐지만 좌변기 옆 휴지통에는 휴지들이 버려져 있어 안내문을 무색하게 했다.

 공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배관들이 오래된 화장실 같은 경우 많은 화장지를 사용하게 되면 자주 막히는 문제가 있다”며 “노후화된 화장실에 대한 시설투자와 함께 개선도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중화장실에서 휴지통이 없는 경우에도 문제점은 발견됐다.

 전주 한옥마을 내 한 공중화장실 확인한 결과 칸막이마다 휴지통이 없어 바닥에 무분별하게 휴지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시민 임모(26)씨는 “화장실 휴지통을 없애고 나니 오히려 각종 쓰레기가 넘쳐나 안 하니만 못한 것 같다”며 “제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개선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화장실 휴지통 관리 여부가 불투명해 여자화장실 경우 상황은 더 열악해 보였다.

 휴지통을 치운 상태에서 여성용품수거함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은 곳도 있어 비위생적인 공간으로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기 때문이다.

 시민 김모(24·여)씨는 “칸막이 안에 쓰레기통과 여성용품수거함 둘 다 없어 난처했던 적이 있다”면서 “변기 속에 넣거나 가지고 나갈 수도 없어 그대로 둔 적이 있었다”고 경험담을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공원 내 공중화장실 같은 경우 휴지통이 없으면 위생상이나 미관상 문제가 있고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며 “여름철을 맞이해 각 구청에 지속적으로 공문을 내려 현장 지도 점검을 촉구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선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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