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우리가 주인공”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우리가 주인공”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9.07.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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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섭 꿈드래장애인협회장(왼쪽)이 완주군 용진읍에 위치한 꿈드래작업장에서 최약계층, 중증장애인과 함께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양현섭 꿈드래장애인협회장(왼쪽)이 완주군 용진읍에 위치한 꿈드래작업장에서 최약계층, 중증장애인과 함께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등진다’, ‘열악한 지역경제에서는 기회가 적다’. ‘30년후 부양하는 인구보다 부양받는 인구 많아진다’. 현재 전북경제를 단적을 표현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며,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을 일컫는 단어가 있다. 바로 ‘사회적기업’이다.

 전북지역에는 총 218개의 사회적기업(예비 포함)이 있다.

 자활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들을 보듬어 안고, 엄연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착한 기업’이다.

 이에 본보는 도내 사회적기업에 대한 탐방 기사를 게재한다.<편집자 주>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서 번듯한 직장을 구하기는 힘듭니다. 더욱이 최저임금 이상을 월급으로 받는 다는 것은 아주 드믄 일이죠. 무엇보다 나에게 일할 수 있는 즐거움과 함께 내가 번 돈으로 가족에게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

 완주 용진읍 ‘꿈드래장애인협회 제1작업장’에 수년째 출근하고 있는 지체장애인 A(38)씨.

 그의 하루 시간표는 거의 꿈드래 제1작업장에 맞춰져 있을 정도다. 매일 오전 7시쯤 일어나 오전 8시 30분 전후에 그의 작업현장인 LED 조명등기구를 만드는 곳에 도착한다. 그의 옆에는 열댓명의 직원이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그와 같은 장애를 갖고 있다.

 그리고 오후 6시 일과가 끝나더라도 그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다름 아닌 자신의 맡은 업무와 관련해 자격증 공부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이 교육에 들어가는 각종 부담은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

 A씨는 “여기가 없었으면 어디서 일할 수 있었을까 싶다. 지역재활센터 같은 곳은 급여가 30~40만원인데, 여기는 무조건 최저급여 이상을 주고 상여금도 지급한다. 무엇보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생긴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말하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그의 뒷모습은 당당했다.

 (사)꿈드래장애인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작업장과 희망센터가 지역 대표 사회적기업으로 우뚝서고 있다. 이곳은 여타 사회적기업과는 달리 수배전반, LED조명기구, CCTV, 전광판, 수문, 무대장치 등 전기제품과 기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 직원 66명 가운데 장애인 근로자 수는 48명이며, 장애인 근로자 중 상당수는 기술관련 자격증 소지자다.

 이 곳의 기술력 또한 뛰어나다. 다수의 특허출헌과 친환경인증, 싱글PPM(제품 100만개 중 불량품 제로) 인증, 벤처기업 인증, GS·KS·KC·고효율 획득, 경영혁신기업 인증 등을 일궈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제2공장인 ‘희망센터’를 설립해 수문, 수처리장치 및 구성품, 무대장치 등 기계제품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연매출 역시 2017년 100억원을 돌파하고, 현재는 200억원 향해 달려가고 있다.

 꿈드래장애인협회가 이처럼 사회적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도 겪었다.

 “2000년 12월 법인설립을 설립하고 6년 후에 지점(제1작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설립 초기때 장애인 사업장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과연 장애인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생산품들을 만들 수 있나’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믿고 맡겨도 괜찮을까’하는 의심이 많았습니다. 물론 직원 월급을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했죠”. 양현섭 대표의 말이다.

 처음 5명 직원으로 시작했던 꿈드래 작업장이 본궤도로 오르게 된 시점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중증장애인 생산품 생산시설로 지정된 후 3년 만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전환점을 맞이했고, 이듬해에는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났다. 이후 비장애인 회사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인력 수급에 공을 들였고, 이들로 하여금 장애인 직원에 대한 교육을 맡기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은 것.

 “장애인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2016년이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기술력 향상의 절심함을 느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리고 향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2공장(희망센터)도 설립했습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장애인 사업장이라는 주위의 편견을 불식시켰고, 제품의 질 향상을 통한 판매처 확장, 장애인 일자리 확대, 기술집약적 제품 생산 등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 졌다.

 꿈드래장애인협회는 직원 복지에도 열심이다. 직장내 장애인 인식개선·자격증 취득 지원을 시작으로 직장적응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근무환경 개선도 적극적이다. 장애인 직원이 많은 작업장 특성을 고려해 계단 대신 경사로 설치, 전용화장실 구비, 보조공학기기 제공 등의 기본이다.

 여기에 근로계약 시 장애정도, 건강상태 등을 고려한 근무시간 배려, 생일·명절·여름휴가 등 상여금 지급·장애인 주차장 제공 등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도 타의 귀감이 되고 있다. 무료 합동결혼식(연 1회), 한마음체육대회(연 1회), 국토순례(연 1회)를 진행하고 있고, 장학금 및 사회 취약계층 후원 활동도 수시로 펼치고 있다.

 양현섭 회장은 “장애인도 무엇인가 할수 있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일이 벌써 20년을 바라보고 있다”며 “직원 모두가 떳떳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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