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행복이다
나눔은 행복이다
  • 박성일
  • 승인 2017.07.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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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북 혁신도시에 있는 ‘행복채움 나눔냉장고’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의 ‘푸드 셰어링’에서 착안한 나눔냉장고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먹거리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올 2월 첫 선을 보였다.

 나눔냉장고는 완주군 이서면 맞춤형복지팀과 이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모금한 완주군의 ‘1111 사회소통기금’의 첫 배분사업으로 이뤄졌는데, 지역 내 많은 주민과 가게 등에서 동참하고 있다.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은 ‘필요한 이웃 누구나 무료로 가져갈 수 있어요’라는 문구처럼 누구나 음식물을 꺼내 갈 수 있다.

 1일 평균 50명가량이 이용하고 있다.

 얼마 전 이 나눔냉장고를 이용한 주민이 남긴 쪽지가 모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만성질환자라고 밝힌 이 주민은 “제 형편과 가난을 드러내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사람들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죽어라였는데, 이 냉장고는 저더러 살아보라고, 버텨보라고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또한 “저희 남편이 택배일을 하는데 항시 이곳에 들러 끼니를 해결한다면서 감사해 합니다.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동안 감사함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제육덮밥 소스와 소불고기 덮밥을 두고 갑니다”라는 편지도 있었다.

 나눔냉장고를 통해 도움을 받은 주민이 또다시 기부에 동참하는 등 나눔냉장고가 ‘릴레이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눔 냉장고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에게 큰 힘을 불어넣고 있는 해피 바이러스 역할을 하고 있어 뿌듯하다.

 ‘테레사 효과(Teresa Effect)’라는 말이 있다.

 나눔이나 봉사 활동을 보고 듣거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나눔의 문화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기부금은 12조4천859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0.87%를 기록했다. 또한 사회 각계에서의 자원봉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나눔은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국민 행복과 같은 정서적인 측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로버트 퍼트남 등은 사회자본이 탄탄하고 지속적으로 확충될수록 국가경제 성장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 사회자본은 신뢰, 규범, 네트워크(나눔) 등이다.

 또한 나눔이 활성화되는 곳은 국가 경제에서의 비중도 커진다.

 미국의 비영리단체(NPO) 관련 산업 규모는 전체 GDP의 5.4%를 차지한다. 고용인원도 전체 민간부문 고용의 10.3%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을 돕는 자원봉사나 기부 등 나눔 행위는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2015년 UN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1인당 GDP와 같은 경제력(26%)보다 도와줄 사람의 존재(30%) 여부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서면의 나눔 냉장고를 필두로 완주군에서도 나눔 문화가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완주군에서는 1만8천6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완주군의 자원봉사 활동률은 71.34%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자원봉사대상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군민 모두가 100원·1,000원·1만원 또는, 소득의 1%를 기부해 조성된 ‘1111 사회소통기금’은 복지 사각지대의 주민의 든든한 벗이자, 나눔 냉장고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열정은 성공의 열쇠요,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다’라고 강조했다.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이지만, 처음의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

 그만큼 나눔은 개인을 넘어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선물이다.

<박성일 완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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