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몫 찾기와 ‘고도를 기다리며’
전북 몫 찾기와 ‘고도를 기다리며’
  • 유기하
  • 승인 2017.03.01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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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고 있어?” “아니” “언제 올까” “아..기다려봐야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오지않는 고도를 기다리며 또 기다린다. 기대가 습관이 되면 낙담이되고 절망이된다는걸 이제야 알았다. 대학시절 연극반생활을 하면서 그토록 열심히 읽었던..읽었지만 난해했던 고도를 기다리며의 의미를 이제야 알았다.

그 어렵고도 난해한 부조리극의 대명사 ‘ 고도를 기다리며’를 굳이 왜 끌고들어왔는가? 올해 치뤄질 대선을 앞두고 우리지역에서는 이른바 전북몫찾기가 뜨겁다. 다른지역에서도 전북처럼 ‘우리몫찾기’가 한참일지는 모르겠고, 누군가 이렇게 지역을 구분해서 네 몫, 내 몫을 따지는게 구차하다하는 제언도 있기는 하지만, 지나온 보수정권에서 무장관, 무차관을 겪어온 우리로서는 그냥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되었다. ‘오죽하면’하는 이럴 지경에 이른것이다.

유력 대선주자의 한사람인 문재인 전 대표는 전북을 호남에서 따로 독자권역으로 설정해서 챙기겠다고하고, 안철수 전대표는 전북몫찾기의 질문에 ‘신경’쓰겠다고 답했다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역을 넘어서야한다’ 라고도 했다. 사실 전북의 독자권역론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십년전 지나간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설정 당시 전북을 독자권역으로 해야한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지금 생각해볼일은 전북의 독자권역론도 좋고, 전북몫찾기도 좋으나, 어떤 독자권역, 어떤 전북몫의 찾기인가인데 그게 마치 ‘고도’같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전북몫찾기 라는 말을 계속 들으면, 마치 새만금처럼 새만금이 우리의 미래를 지켜줄것만같은, 전북 몫을 찾을 것 같은, 찾은 것 같은 그런 착각, 착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연초에 이웃 충남을 다녀온 한 분이 그쪽에서 뉴스를 봤는데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보령에서부터 안면도까지 해저터널공사가 진행중이며 이미 공정은 60%를 넘어섰고..2년 후면 완공된다고한다. 우리는 부안과 고창을 잇는 부창대교 건설얘기가 나온게 십년도 넘었으나 여전히 말뿐이다. 수년전 얘기지만 부산경남을 잇는 거가대교에 3조5천억원이 들어갔고 이 거대한 교량사업을 6년 만에 그 쪽은 뚝딱 해치웠다. 우리가 20년, 30년동안 새만금 새만금 하는사이에, 충남에 해저터널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6년만에 3조5천억원의 부산경남을 잇는 거대한 다리가 완공되었는지 모르거나 아니면 외면하고산다. 고속철 역과 역사이가 가깝다는 이유로, 국가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우리는 말조차 꺼내지못하는 혁신도시 고속철 역사 신설을 대구는 동대구역에이어 8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않은 서대구 고속철도 역사 건설에 들어갔다.

우리의 전북몫찾기는 더 크고, 더 구체적이고 더 현실적인걸 찾아야한다. 그것을 찾는데, 남들은 국내 최장의 해저터널과 다리를 건설할때 새만금만 찾았던 우리의 전북 몫 찾기의 내부적 역량은 과연 충분했는가. 앞으로 우리몫을 찾는데 우리 내부 역량은 어떠한가 생각해 볼 일이다.

세계에서 올려지는 수많은 연극중에 가장 많이 공연되는 연극의 하나인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오지 않은 고도는, 왜 그토록 기대하고 기다려도 오지 않은가를 무언으로 보여준다. 그들은 기다리고만 있었을 뿐이다.

“오고있나?” “아니” 언제올까“ ”기다려봐야지“.

유기하 언론인(전주 MBC 시사토큰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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