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275> 한번 더 할까?
평설 금병매<275> 한번 더 할까?
  • <최정주 글>
  • 승인 2014.07.30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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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옥향의 반란 <31>

한번은 높이 찧었다가 세 번은 쿵쿵쿵 낮게 찧었다가 가끔은 움죽움죽 확을 움죽거리다가 맷돌을 돌리듯이 엉덩이를 좌우로 돌려댔다. 아으으 아으으, 쏟아지려는 신음은 입술을 악물고 참아냈다. 밤에는 작은 소리도 멀리 가는 법이었다. 나들이에 피곤한 철비였지만, 딸의 별당에서 날아오는 수상한 소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깨어날지 몰랐다.
 
 기다림이 컸던 때문일까. 옥향의 몸은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부스러지고 있었다.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몸이 부들거리기 시작했다. 옥향이 사내의 목덜미를 끌어당겨 안고는 그대로 뒤로 누웠다.
 
 “네가 해. 네가 날 죽여 줘. 사정없이 죽여 줘.”
 
 옥향이 헐떡거렸다. 기다렸다는 듯이 태국이 놈이 힘을 다해 깝죽거렸다.
 
 “아흐, 아씨. 지금 방사를 합니다요.”
 
 태국이 놈이 꺽꺽거리다가 아랫도리를 푸륵푸륵 떨었다.
 
 “너무 좋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 내일도 와 줄 수 있지?”
 
 한참을 넋을 놓고 있던 옥향이 눈을 뜨고 배시시 웃으며 물었다.
 
 “아씨가 문을 걸지만 않으시면요, 밤마다라도 올 수 있지요.”
 
 태국이 놈이 빙그레 웃으면서 빳빳한 자세로 계집의 옥문을 채우고 있는 대물을 까딱거렸다.
 
 “아직도 살아있네?”
 
 “아씨가 좋은갑만요. 경이년하고 할 때는 방사를 하자마자 시들었는데, 아씨가 너무 좋은갑만요. 죽을 줄을 모르네요.”
 
 “한번 더 할까?”
 
 옥향이 물을 때였다. 바람결에 안채에서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옥향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데, 태국이 놈도 그 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주인 어른이 잠이 깨신 것이 아닐까요? 방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들리는데요.”
 
 “너도 들었느냐?”
 
 “예, 아씨. 두 귀로 똑똑히 들엇구만요.”
 
 “어서 돌아가거라. 아버님이 오실지도 모르겠구나.”
 
 옥향이 서둘렀다. 태국이 놈이 아랫도리만 걸치고는 후닥닥 방을 나갔다. 놈의 발소리가 사라지고도 한참 동안 옥향이 밖의 기척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철비는 오지 않았다.
 
 ‘달빛이 좋으니까 아버님이 문을 열고 달빛 구경을 하셨는지도 모르지.’
 
 옥향은 그리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이 마주쳤을 때에도 철비는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았다. 또 지루한 하루가 지나고 특별히 약속을 하지 않았는데도 밤이 깊었을 때 태국이 놈이 옥향의 방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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