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빈집

2020-01-27     이희석 시인

옛날 동네에서

두둥실 궁궐같이 훈짐 솟았는데

지금은 찬 바람만 돈다

사람 떠나면 집도 서늘한 찬 바람만 휘감네

 

빈집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

사람의 혼이 사라지면 먼저 무너지고

집의 운명은 사람과 같은것

 

사람 모시던 집의 의무가 없어지니

폐허가 되고 그 자리에

잡초가 무성하고 찬 바람에 써늘하네

 

이희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