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 비엔날레’ 준비 한창

“예술, 인권을 말하다”

2018-09-11     김영호 기자

 2002년 1월. 전북 군산의 개복동 성매매업소 밀집지역에서 누전으로 인한 화재 참상이 발생했다.

 전날 늦게까지 손님을 받고 아침에서야 잠이 든 여성들은 순식간에 번진 불길에 모두 질식사 하고 말았다.

 이후 사회 곳곳에서 화재 참사를 계기로 성매매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전면적인 대응이 시작됐다.

 최근 전주지역에서는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을 문화예술마을로 변화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에서는 올해로 성매매방지법 14주년을 기념해 두번째 선미촌 리본(Re-born) 프로젝트인 ‘2018 여성인권 비엔날레’를 마련했다.

 지난 2017년에 이어 올해에도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 내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올해 ‘여성인권 비엔날레’는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전라북도 성평등기금을 후원 받아 13일 오후 4시부터 21일까지 전주 선미촌에서 진행된다.

 비엔날레 개막을 목전에 둔 11일 오전 선미촌에 자리한 기억공간과 전시공간 4곳에서는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하나 둘 모여 설치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비엔날레 준비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올해 전시에서는 이칸도, 김하진, 민경박, 장근범, 정하영, 최은우, 하태훈, 황수연, 정문성 작가 등 총 9명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은 지난해 5명에서 올해 9명으로 늘어났다.

정하영

 준비 현장에서 만나본 정하영 작가는 ‘타인의 삶’이란 주제로 이번 전시에서 설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녹색등 방에는 인간의 생명을 초록의 식물에 빗대어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기본요소가 충족되지 않은 내면의 피폐함을 드러냈고, 황색등 방에는 욕조 안에 유영하는 금붕어 한 마리로 억압된 한 생명체를 표현함과 동시에 빼곡히 붙은 여성들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적색등 방에는 해먹이 설치돼 있는데 편히 잠들지 못하는 성매매 여성들의 삶의 한 단면을 표현하고자 했다.

정하영

 

 정 작가는 “각 방마다 켜진 녹색, 황색, 적색등은 어찌 보면 여성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인권에 대한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민경박

 이밖에 민경박 미디어 작가는 ‘over and over’란 주제를 가지고 영상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사람들에게 바려졌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선입견을 떨쳐내고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그에 맞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장근범 사진작가는 ‘W의 연대기’란 작품에서 여성이 사회 속에서 겪는 공포와 불평등, 폭력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

하태훈

 하태훈 작가는 ‘미지 동물 관찰 보고서’란 주제로 조형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작품은 선미촌 공간이 존재하는 시점부터 같이 존재했던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오수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내 공간에서 예술가들과 함께 전시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여성 인권 침해의 공간에서 여성 인권과 예술의 공간으로 재구성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