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의심환자 늘어, 학부모 반발 확산

2018-09-10     김혜지 기자

학교 급식으로 제공된 조각 케이크로 인해 발생한 전북 지역 식중독 의심 환자가 1천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익산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측의 늑장 대응과 사실 은폐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학교장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해당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했지만 학교 측에서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않아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혼란만 부추키고 피해를 오히려 확산시켰다는 주장이다.

전북 익산의 A초등학교 운영위원회와 녹색어머니회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3일에 문제의 케이크가 학교 급식으로 제공됐고 이튿날 저녁부터 학생과 교사들이 두통과 고열 등의 증상을 보였다”며 “평소보다 많은 학생들이 두통 및 고열로 보건실을 방문하고 결석율을 보였지만 학교에서는 정상적인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운영위원회 등은 “A초등학교는 환자가 발생하고 이틀이 지나서야 도교육청에 의심 환자 수를 보고했고 학부모들에게 식중독으로 추정된다고 알렸다”며 “그 사이 피해는 퍼질대로 퍼져 학생과 교사 등 100명이 넘는 인원이 입원하고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 식중독균은 타액, 배설물 등으로 감염 우려가 큰 데 학교 측의 잘못된 대처로 피해가 확산된 것과 다름없다”며 “당시 일부 담임 교사가 식중독이 의심된다고 보고했지만 오히려 식중독의 ‘식’자도 꺼내지 말라며 학교장이 보고를 되려 통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같은 케이크를 납품 받은 익산의 B중학교의 경우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하자 학부모들에게 식중독으로 추정된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해 오히려 피해를 최소화 시켰다”며 “반면 A초등학교는 학부모들에게 ‘환절기 개인 위생 관리 미흡으로 인한 장염 증상’이라며 안심하라는 허위 사실의 문자를 보내 정확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익산 B중학교의 식중독 의심 환자는 신고 첫날인 지난 5일 42명 이후로 추가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A초등학교는 도교육청에 의심 환자를 보고한 첫날인 7일(42명) 이후 매일 매일 의심환자가 늘어나 지난 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현재까지 6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A초등학교 운영위원 등은 “늑장 대응과 정해진 보고 체계를 지키지 않고 은폐한 것에 대해 학교 측은 모든 학부모를 상대로 진정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800여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수장으로서 아이들을 위기 상황에 빠뜨리게 하고, 안일한 대응으로 2, 3차 감염을 차단하지 못한 A초등학교 교장은 사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A초등학교 관계자는 “처음에 식중독일거라 의심하지 못했고 뇌수막염, 장염, 감기 등의 증세로 생각해 혼선을 최소화하고자 대응을 했던 것이다”며 “지난 6일 언론 보도를 통해 전국적으로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튿날인 7일 곧바로 전북교육청에 보고한 것이지 결단코 사실을 은폐하거나 늦게 보고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편, 현재 도내에 조각 케이크가 제공된 학교는 16개교로 이들 학교 전체에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한 상황이며, 지난 9일 오후 6시 기준 식중독 의심 환자수는 91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81명은 치료를 통해 완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