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문화

2018-09-04     이상윤 논설위원

 옛말에 "처삼촌 벌초하듯이 일한다"는 말이 있다. 장인 산소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데 장인의 동생 산소까지 벌초를 하려니 사위의 기분이 좋을 리 없을 게다.

▼ 아니나 다를까 장인산소처럼 정성 들여 할 것이라는 기대는 기우였다. 맡은 일을 건성으로 하면 어른들이 핀잔 줄 때 비유하는 나무람의 말로 쓰인다. 물론 이런 일도 옛날 일이고 요즘은 부모님 산소 벌초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우리는 조상숭배를 미풍양속으로 전통을 이어오는 민족이다.

▼ 산에 묘지를 쓰는 것은 사람은 산의 정기를 타고 태어났을 뿐 아니라 결국 산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산이 인간 삶의 시발점이고 되돌아가는 귀착지라는 것이다. 때문에 명절이 다가오면 산소에 벌초하고 성묘를 함으로써 후손으로서 당연한 의무를 이행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산소를 돌보는 벌초 시즌을 맞고 있다.

▼ 서둘러 산소에 벌초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 2일에는 함안군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벌초하고 승용차로 돌아가던 40대와 10세의 부자가 트레일러에 들이 받쳐 사망하는 안타까운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곧 벌초 차량 행렬이 이어질 때다. 산소 현장에서는 살인 벌을 조심해야 하고 도로에서는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에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 명절을 맞을 때마다 화두로 부상하는 것은 장묘문화다. 매장 대신 화장이 늘어나고 납골당을 이용하는 풍조가 확산하는 등 장묘문화가 바꿔져 가고는 있으나 아직도 묘지를 우리의 전통과 미풍양속으로 여기고 있다. 조상숭배 사상의 전통은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현대문화와 생활환경에 맞는 장묘문화를 이뤄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