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통계로 본 인성교육
131. 통계로 본 인성교육
  • 소인섭 기자
  • 승인 2013.10.15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들의 정직지수를 설문한 결과가 나왔다. 전국의 2만 명이 넘는 청소년을 샘플로 사용했기 때문에 매우 신뢰도가 높은 설문이다. 이 설문에 의하면 고등학생들의 절반가량이 ‘10억 원이 생긴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대답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응답자의 47%의 고등학생이 그렇게 답변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도 만만치가 않다. 초등학생들의 16%, 중학생의 33%가 같은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2013년,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돈만 생긴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말하는 청소년이 이렇게 많은 사회를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질이 만능이 되어버린 사회의 탓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든다. 뿐만 아니다.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년 동안 친족 간에 발생하는 상해 사건이 5502건, 폭행 사건이 5567건, 더 나아가 친족 살인이 259건이나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돈과 관련이 있다.(2012년, 경찰청)

정말 돈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가치관에 빨간불이 껴졌을까?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인성지수를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인성지수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60%가량의 학생들이 미흡하다는 결과다. 73.5%의 학생들이 입시를 위해 사교육을 받고 있었으며 사교육을 받는 시간은 평균 8.2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부모와 함께 여가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이 30.4%, 저녁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학생이 7.1%였고 최근 1년간 자원봉사를 해 본 학생이 28.8%, 공동체 모임에 참석한 학생이 11.4%였다. 물론 인성지수가 좋은 학생들은 많이 존재하며 이상적인 교육 샘플이 없는 것은 아니다.(2013년, 경희대학교)

또, 한 가지 통계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느냐는 설문에 11%의 학생만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21개 OECD국가 중에 꼴찌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순위가 상위에 있는 우리나라의 이러한 상황은 납득이 가지 않는 면이 있다. 반면에 교사의 위상은 62점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교사를 존경하다는 비율이 이웃나라 일본은 19%로 7위, 중국은 75%로 1위를 기록했다.(2013년, 글로벌교육기관 바르키 GEMS재단)

위의 통계들을 살펴보면서 우리나라 교육은 마치 ‘빵 없는 빵집’이라는 생각을 했다.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지 않는데 공부는 잘하는 학교, 저녁식사를 같이 하지 못하면서 가족을 위해 일하는 부모, 학교에 다녀와서 입시를 위해 다시 사교육을 받으러 가는 학생, 이러한 상황들이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소년들에게 좋은 인성지수나 바른 가치관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결과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실시하고 있는 인성교육의 방향도 ‘나’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그 결과 다른 사람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같이 대화하지 못한다. 가슴은 차갑고 손발은 게으르다. 주머니속의 스마트폰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어디를 봐도 난맥상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인성교육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학교와 가정의 역할을 바로 세워야 한다. 참 공부를 하는 학교와 편안한 쉼을 얻는 화목한 가정이 추구하는 삶의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한다. 더디게 가더라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옛날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人權)의 가장 귀중한 가치를 찾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