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전도사, 남원중 서광석 교사
한글사랑전도사, 남원중 서광석 교사
  • 소인섭기자
  • 승인 2013.10.09 15: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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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중학교 서광석 교사
“역장님,‘즐거운 여행 되십시요’ 는 틀린 말입니다. 뉴스 진행자가 끝말로 ‘…좋은 밤 되십시오’라고 하는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틀린 표현이어서 쓰지 않습니다. 역장님‘즐겁게 여행하세요’등으로 광고판을 바꿔주세요”

남원중학교 서광석 교사는 다중이 이용하는 남원역에 걸린 안내판을 보자 마자 역장에게 편지를 써 잘 못 쓴 한글사용을 바로 잡았다. 편지에서 서 교사는 ‘~되십시요’와 같은 종결형 어미는 ‘셔요, 세요, 까요’등 세 가지 말고는 ‘요’가 아니라 ‘오’를 쓰는 것이 맞다고도 지적했다.‘어서 오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처럼 말이다.

서 교사의 한글사랑에 관한 ‘시어머니’역할은 계속됐다.

서 교사는 남원 요천의 켄싱턴리조트에 ‘좋은 하루 되세요’란 문구를 발견하고는 남원시장에게 ‘좋은 하루 보내세요’란 표현이 맞다고 해 바로 잡은 일도 있다. 사람은 하루를 즐겁게 보내거나, 재미있게 누릴 수는 있지만 (즐거움의 대상이)‘하루’나 ‘시간’ 그 자체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글을 잘 못 사용하는 것은 주체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 교사는 예전부터 쓰던 우리 말법이 아닌 ‘Have a good day’를 그대로 옮겨 영어식으로 한글을 쓰고 있는 것에 불만이 있다.

서 교사의 이같은 행동이 더 주목받는 것은 그가 국어 교사가 아니라 과학교사란 점에서다. 서 교사는 교단이 아닌 생활속에서 한글 바로잡기를 실천하고 바른 한글사용을 권장한다. 그만큼 우리 생활 전반에 한글 오용이 뿌리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서 교사는 “주제 넘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주간업무계획서를 짤때 계획서 밑에 ‘우리말 바로쓰기’를 만들어 평소 잘못 쓰는 것을 매주 올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틀리다’(wrong)의 반대말은 ‘맞다’(right), ‘다르다’(different)의 반대말은 ‘같다’(same)와 같은 방식이다.

서 교사는 말은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반영한다고 한다. 서 교사는 “우리와 같은 교사는 2세 교육을 담당하기 때문에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데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야한다”면서 “전공(생물)이 아님에도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데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이다”고 말했다.

우리말 사용 실태를 보면 안타까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란다. 서 교사는 “학생들은 상스러운 욕설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욕설이나 거친 폭력 등으로 푸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한 뒤 “거리에 나서면 온통 영어식 간판이 넘쳐나고 기업들은 너도나도 알파벳 문자로 바꾸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문화 유산이자 상징성과 문화 유산적 가치가 큰 한글이 ‘한글날 법정공휴일’로 대접을 받게 됐다. 1991년 공휴일서 제외됐던 한글날이 올해부터 법정공휴일로 돌아 왔지만 한글 사랑과 올바른 쓰임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커진다.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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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3-10-10 10:12:39
띄어쓰기 만큼 어려운 게 없어요.
`한글' 프로그램도 믿을 수 없고~
기자는 국어 전공자가 해야할 듯.
기자양성소에서 띄어쓰기를 가르칠리는 없으니까.
아니면 학교에서 똑바로 가르치는 것이 먼저이고
학생은 제대로 익혀야 하고~
시민 2013-10-10 00:41:18
우리가 한글을 잘 못 사용하는 것은-> 잘못 사용하는 것은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데 앞장서서-> 사용하는 데 앞장서서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데 관심을 -> 바르게 쓰는 데 관심을

제발 기자님들도 띄어쓰기 모범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또 본문에는 서광석 교사인데 제목과 사진엔 서광숙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