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를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간 상생(相生)
로컬푸드를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간 상생(相生)
  • 박성일
  • 승인 2013.10.07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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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까지만 해도 지역적인 자급경향이 강했던 곡물생산은 70년대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의 수입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세계의 절반 이상이 곡물수입국이 되었고, 주요 수출국은 북미 대륙과 유럽 등으로 집중되었으며,

 지역과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지던 농업생산과 소비과정이 국경을 넘어서 이루어지게 되고 현대는 선진국의 초국적 자본에 의해 곡물, 육류, 가공식품까지 국제상품복합체로 구조화되었다.

 경제의 세계화는 먹을거리의 세계화를 촉진했으며 이로 인해 먹을거리가 균일화되고, 값싼 수입농산물과 냉동 수입 식품이 만연하며 안전성이 의심되는 먹거리가 국내 시장을 석권하며 잔류농약이나 식품첨가물로 오염된 먹거리가 대량 유통되면서 먹거리의 불안이 한층 고조되고 있고, 도로망과 수송수단, 정보망이 발달하는 가운데 비대해진 도시에 먹거리를 공급하는 시장 유통정비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농업이 원격지 시장에 종속되기 시작했고 지역소비를 위한 먹거리는 생산량이 줄고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먹거리도 수입해서 판매하는 생산과 소비의 분리체계로 재편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생산과 소비의 분리, 화학연료 소비로 인한 환경파괴, 안전성 위협, 유통의 독점, 농가의 실질적인 수익 감소 등 각종 문제의 발생으로 지역별로 대안을 마련하는 정책들의 필요성이 대두하게 되었다.

 대안으로 유럽의 로컬푸드(Local Food), 미국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단순한 판매자와 구매자라는 관계에서 머무르지 않고,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는 공동체 지원농업(CSA =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일본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우리나라의 국산애용을 위한 신토불이 사상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신토불이 운동은 경제발전을 위한 개발과 산업화의 집중, 기업중심의 사회관, 심각한 농촌의 양극화, 급변하는 세계화 추세에 밀려 진부한 개념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지금 전북에는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농, 고령농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과 조직화로 새로운 직거래 방식의 한국형 로컬푸드(Local Food)가 자리를 잡고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반영하는 등 농산물 직거래의 롤 모델로 전국에 확산하는 등 각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선진국의 로컬푸드 성공사례를 분석하여 한국형 모델을 구상하고, 현재의 농촌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서 답을 찾겠다는 의지를 갖추고 추진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완주군에서 의욕을 갖고 추진한 용진농협의 로컬푸드 매장의 사례를 보면 용진면 농업인과 인근의 전주시민이 생산과 소비의 여건이 잘 조성된 여건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중소농 고령농에 대한 완주군과 용진농협에서 지속적인 교육과 컨설팅으로 조직화하여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의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농업인은 소규모 다품목의 계획적인 생산으로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당일 출하하여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는 갓 생산하여 신선한 농산물을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믿고 구입해 밥상을 차릴 수 있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이 과정에 농업인은 생산자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고,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는 직거래로 가격을 더 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는 생산정보의 파악으로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을 직거래를 통해 제철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장점이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이익을 나누며 상생할 수 있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소규모 고령 농업인들은 안정적인 소득이 생겨 활기가 넘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농촌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각 지자체마다 로컬푸드매장의 활성화를 통해 중·소·고령농업인들의 일거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로컬푸드가 중소고령농업인의 희망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전북도에서는 완주군이 추진한 로컬푸드 모델을 전 시군에 확대하기 위해 로컬푸드 매장이 없는 시·군을 대상으로 직거래 유통시설 확충에 필요한 시설·장비와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 공급체계 구축을 위해서 로컬푸드 인증제도 등을 도입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벤치마킹을 하는 완주군 로컬푸드 1번지가 그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던 농촌의 중·소·고령농업인들이 모두 행복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박성일<전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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