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샷(Love shot)과 화합
러브샷(Love shot)과 화합
  • 우기홍 기자
  • 승인 2013.09.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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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정몽준 후보와 국회 귀빈식당에서 후보단일화 합의 후 여의도 포장마차에서 둘이 팔짱을 낀 채 "러브샷"을 연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네이버’의 지식검색에 따르면 러브샷은 한국형 엉터리 영어다. 옥스퍼드 영어 대사전에도 나와있지 않은 속칭 콩글리시라는 뜻이다. 콩글리시에는 "원샷"이란 말도 있다.

러브샷을 굳이 영어로 표현하자면 "트와인 암스(twine arms:팔을 꼰)", "암스 엔트윈드(arms entwined: 팔짱을 낀)"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이런 음주습관은 거의 없다고 한다.

러브샷을 그대로 해석하면 사랑의 탄환이란 뜻이다. 미국 가수 앤디 무어가 부른 러브샷도 있다. 물론 연인을 총으로 쏜다는 의미가 아닌 큐피트의 화살, 즉 구애의 의미로 해석된다. 여느 외국회사에서는 여기에 착안해 최음제 성분이 있는 음료에 "러브샷"이란 이름을 붙여 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러브샷은 건배를 재미있게 하려고 누군가 만들어 낸 말이 유행어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건배는 연회석상에서나 술좌석에서 서로 술잔을 가볍게 부딪치면서 축복하며 술을 마시는 것이다. 건배 때 잔을 가볍게 부딪치는 것은 옛날에 손님에게 술대접할 때 그 술에 독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손님과 주인의 술잔에 동시에 술을 따라 동시에 술을 마시는 습관에서 비롯됐다는 유래도 있다.

황숙주 현 순창군수와 강인형 전 군수와의 러브샷이 요즘 순창에서 화제다. 지난 16일 순창출신인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고향방문 자리에서다. 정 고문은 이날 순창읍 소재 한 식당에 고향의 사회단체장과 마을이장, 유력인사 등을 초청해 추석 인사 겸 점심 한 끼 했다. 이 자리에서 전·현직 순창군수가 러브샷을 한 것.

물론 특정인들의 러브샷 한 번에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순창지역의 정서로 볼 때 이 장면은 그냥 넘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난 군수 선거 때 이들 두 사람은 힘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거 이후에 열린 각종 외부행사 때 두 사람 사이엔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 군민들 사이에선 목격되고는 했다. 여기에 숨겨진 원인은 대다수 군민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인구가 3만명도 쉽게 넘지 못하고 재정자립도마져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순창의 현실로 볼 때 전·현직 군수의 화합은 절대 필요하다는 게 대다수 군민의 뜻일 것이다.

최근의 러브샷을 계기로 네 탓은 버리고, 내 탓을 바탕으로 전직 군수의 경륜과 추진력에 현직 군수의 청렴함과 화려한 정부인맥은 물론 군민 사랑까지 보태져 순창 발전에 이바지했으면 하는 바람은 꼭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순창군민은 전·현직을 떠나 군수가 모셔야 할 대상이지 결코 자기 뜻대로 끌고 가려면 안되기 때문이다.

순창=우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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