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한반도 기후변화와 하천의 건전성 강화
일상화된 한반도 기후변화와 하천의 건전성 강화
  • 황필선
  • 승인 2013.09.16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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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우리나라 전국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더웠다고 한다. 올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4도로 평년보다 1.8도 높았으며 전국 25개 지역의 일평균 최고기온도 경신하였다. 장마 기간 또한 49일로 역대 최장기록을 갈아 치웠으며 수도권은 폭우로 남부지방은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냈다.

중부유럽 6월 대홍수, 일본 최고기온 41도 기록, 미국 콜로라도 250mm 폭우, 중국 쓰촨성 38시간 920mm 폭우 등 최근 전세계적으로 빈발하는 이상기후 현상은 더 이상 기상이변이 아닌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기후변화는 정치·경제·사회·생태환경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2011년 중동지역의 변화를 가져온 튀니지‘자스민 혁명’이 기후변화로 인한 러시아의 대가뭄으로 밀수출이 금지되고 빵값이 폭등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해석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다.

이중에서도 기후변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홍수, 가뭄과 같은 물과 관련한 재해분야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의 65%가 산지로 되어 있고, 연간 강수량의 65% 이상이 6~9월에 집중되어 홍수시 물이 일시에 유출되는 특성으로 물관리가 어려운 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웃나라 태국·중국·일본 등도 기후변화와 연관된 물재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예측가능한 물재해로부터 안전을 강화할 수 있도록 대책마련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하겠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물관리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하천을 중심으로 꾸준히 노력해왔다. 1960년대 이전 농업용수 확보와 전기에너지 생산 등 소규모 단일목적 위주의 댐 개발을 시작으로, 1970~1980년대 본격적인 산업발달에 따른 급격한 용수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홍수피해 예방을 위해 다목적댐이 건설되었다. 1990년대부터는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한 중규모 다목적댐으로 물관리 방향이 전환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지역과 환경을 배려한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물관리 패러다임이 변화되어 왔다.

그렇지만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시대 속에서 앞으로의 물관리는 도시화·산업화·인구증가 등 환경변화와 연계하여 하천의 지속가능성과 건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신속히 추진될 필요가 있어 이에 대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하천은 상시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물을 갖고 있어야 한다. 생명의 근원인 물이 흐르는 하천을 중심으로 인류 문명이 발달되어 왔다는 점은 이러한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이처럼 하천에 충분한 물이 흐를 때 우리 국토가 후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금수강산이 되지 않을까 한다.

둘째, 하천은 홍수소통이 원활하여야 한다. 소하천, 지방하천, 국가하천 구분없이 이미 개발된 댐 등의 시설물과 연계하여 홍수가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안전하게 계획되고 정비되어야 한다.

셋째, 하천의 하구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 대한 건전성이 강화되어야 된다. 충분한 하천수량과 더불어 기수역의 건전성이 강화되면 하천생태계에 있어 종의 다양성이 회복됨은 물론 각종 환경변화로 인한 건강성도 증가할 수 있다.

넷째, 하천은 환경변화에 따라 독자적인 자생력, 면역력이 회복되도록 물이동 정책기술이 강화되어야 한다. 20세기 도시화, 산업화 등으로 하천은 하천주변으로 몰려든 다양한 이해당사자를 포용하기 어려울 만큼 포화상태다. 따라서 이제는 하천이 스스로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독립시켜주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은 물의 이동을 통해 물이용의 건전성을 도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다섯째, 하천의 통합물관리이다. 발원지부터 하구까지 수량·수질·환경·생태분야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켜 통합관리될 때 하천이 하천다운 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다.

심화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물재해로부터 보다 안전한 국토를 만들고 아름다운 국토를 우리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 주는 일! 이시대 물과 관련한 일을 하는 자들에게 주워진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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