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미래를 위한 작은 행동
아름다운 미래를 위한 작은 행동
  • 박종완
  • 승인 2013.09.12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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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는 2012년 5월, 전주시를 음식창의 도시로 지정했다. 전주 한정식을 비롯해 전주비빔밥과 전주 콩나물국밥, 전주막걸리 등 전주 맛의 대표로 여러 음식들이 손꼽힌다. 인접한 서해와 평야지대에서 생산된 곡물, 산간지대에서 채취한 각종 산나물들이 예부터 전주 음식의 풍성함을 더해주었으며 이에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져 식도락가들의 오감을 만족하게 해준다. 이러한 음식문화의 도시인만큼 전주에선 음식물 쓰레기의 문제에 많은 고민과 숙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쌀 한 톨이 우리 밥상에 오르기 전까지는 여든여덟번의 수고와 정성이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온갖 정성을 다해 식탁을 오르는 음식, 그 뒷모습 역시 갖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전국적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무려 15,000톤이며, 경제적 손실은 연간 20조원에 달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전체 쓰레기의 28%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국민 1인당 발생량은 0.35kg로 독일 0.27kg, 영국 0.26kg 등 선진국에 비해 많은 편이다.

 4인 기준 한 가구가 먹는 밥상을 차리려면 승용차 한 대가 2km를 운행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은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이 양은 소나무 한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이다. 총 4.7kwh의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이는 냉장고 60시간, TV 22시간, 에어컨 5시간을 가동할 수 있는 에너지 소모량이다. 한 가구가 1년간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물의 양은 온실가스 724kg으로 서울-부산을 4.8회 왕복할 때 발생하는 양과 같고 소나무 148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이다. 이를 에너지 기준으로 보면 718kwh로서 연간 가정소비 전력량의 20%에 육박하고 연탄 76장을 피울 때 생기는 에너지량과 맞먹는다.

 전주시가 2009년 4월 1일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량이 2005년부터 해마다 6~10%씩 꾸준히 증가하다가 종량제를 시행한 후 2008년 대비 일일평균 27톤이 감소하기 시작하여 배출량 비례제 시행 이후 2012년 말 기준 총 10.3% 감소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배출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인 음식물 종량제에는 3가지 방식을 들 수 있다. RFID방식(입력된 전자 태그가 있어 배출된 무게측정 수수료 부과방법), 납부침·스티커 방식, 전용봉투방식으로 각각 구축비용 및 편리성의 장단점에 따라 지자체에서 선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시는 감량실적이 미흡한 공동주택 활성화를 위해 2010년부터 100세대 이상 아파트 규모별 세대 배출량을 분석해 감량실적이 우수한 공동주택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시책을 3년째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기존 발생량의 2.76% 감량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러한 정부나 지자체 측의 정책적 노력뿐 아니라 우리가 실천하는 방안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방법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음식점·집단급식소·가정 등으로 구분되나, 배출량만 다를 뿐 전체적인 차이는 대동소이하다.

 먼저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방법을 살펴보면 첫째, 식품 구매전 식재료 소비기간과 식단을 미리 계획하고 남은 식재료의 확인과 식품종류와 양을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다. 둘째, 식품을 구매할 때는 싸다고 충동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구입한다. 저장기간을 고려하고 재료를 구입해 1회 분량만큼 나누어 보관한다. 셋째, 조리 및 식사시에 한 끼에 다 먹을 수 있는 분량만 조리하고 남은 식재를 밀봉하여 잘 보관해둔다. 넷째, 음식물 쓰레기는 반드시 수분을 충분히 제거 후 분리배출한다.

 음식점 등 외식을 할 경우, 남은 음식 포장하기, 한꺼번에 많이 주문하지 않고 먹을 만큼 구매하기, 남기지 않기 등의 실천방법이 있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경제적, 환경적 효과를 고려하여 실천력 있게 추진해야 하는 것으로, 음식물의 생산단계부터 유통, 가공, 조리, 보관,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 걸쳐서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지자체 구내식당에서 잔반처리 비용을 절감해 그 비용 천만원을 관내복지단체에 기부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 사례가 있다. 이는 환경보전과 이웃사랑 실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참 선례가 아닐 수 없다.

 나홀로 실천한다고 해서 무슨 도움일 될까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지금 우리 사회에는 “해야 하는데“하는 생각이 아닌,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함께”하며 나보다 우리를 위한 공존의 미학을 꿈꿀 때 아름다운 미래는 더 이상 꿈이 아닐 것이다.

 박종완<계성종합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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