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실업계 고등학교는 첨단기술의 산실이었다. 그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듯함도 많았다. 학교가 앞서 갔다기보다는 사회가 그만큼 어두웠기 때문이다. 1960년대 전주공업고등학교 전기과 학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당시‘전자’라는 말도 생소했기에 라디오를 조립하는 일도 모두 전기과에서 다뤘다. 회로도를 따라 납땜을 하고 소리를 점검하는 일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는 경험이었다. 그들이 어느 과보다 우쭐해 보인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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