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룡박사의 교육이야기】128. 어른의 자질과 아이 교육
【문창룡박사의 교육이야기】128. 어른의 자질과 아이 교육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3.09.03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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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의 공산주의자들이 자신들의 국민 대부분을 학살한 일이 있다. 1975년부터 3년7개월간 무려 200만 명의 사람을 죽였다. 전체 인구가 800만 명이었으니까 1/4의 국민들이 죽은 셈이다. 물론 자신들의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다. 특히 지식인들이 수난을 당했다. 심지어는 안경을 썼다는 이유 때문에 지식인으로 몰려 죽은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실로 광적(狂的)인 도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유명한 킬링필드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캄보디아의 어려운 현실이 킬링필드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일로 문명이나 문화가 모두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세계 도처에는 이와 유사한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킬링필드 이야기에 발끈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속한 가정이나 조직에서 킬링필드의 주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내 아이가 학습 의욕을 잃고서 공부와 거리를 두고 있다면 아이를 탓하기에 앞서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를 싫어할만한 요인을 제공하지 않았나 돌이켜보아야 한다.

 내 아이가 어린 아이였을 때 관심을 보였던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하여 동의해주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용기를 심어주었더라면 내 아이가 지금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가정에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집일수록 부모 중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잘못된 편견이나 공감할 수 없는 소신을 강요한 나머지 가정에 문화가 자랄 수 있는 싹을 처음부터 잘라버렸을 가능성이 크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도 전에 조기교육의 열풍으로 몰아넣고 초등학교에 보내서는 선행학습 등의 사교육을 맹신하게 한다. 상급학교에 진학해서는 대학진학과 관련이 없는 것은 교육으로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다. 남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주고 있으며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선적인 교사가 운영하는 학급을 방문해 보면 그곳에는 체념한 아이들의 탄식소리만 들릴 뿐이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초점없는 눈망울을 굴리며 하루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이러한 부류의 교사일수록 학급의 문제를 아이나 부모에게 전가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가정교육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모가 아이의 교육을 일방적으로 간섭하거나 방치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문제 많은 아이들을 모아놓은 곳이 교실이다 보니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록 그러할지라도 교사는 교육의 문제를 아이나 부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교육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학급을 이끌어 가는 교사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다.

 일그러진 인격을 소유한 어른이 교육에 적극적으로 간여할 때 그 사람이 교육발전에 기여하기는커녕 해악을 끼칠 뿐이다. 특히 무능하거나 자신의 이익에 집착하는 어른이 많아질수록 교육 현장은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일그러진 교육의 모습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가 아닌 내가 돌이켜 성찰해야하는 절박한 교육 현실이다. 다시 절망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교육이 이 땅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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