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단상
다문화가족 단상
  • 박태석
  • 승인 2013.08.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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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로이킴’이란 청년이 우승 상금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로이킴이 기부한 기부 내용에 ‘다문화가정 악기 후원’이란 항목이 눈길을 끈다. 약관의 젊은이가 다문화가정에 대해 관심을 두고 표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다문화 가족이란 일반적으로는 서로 다른 국적, 인종이나 문화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가족을 말하지만, 한국의 다문화가족은 우리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족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 외국인 증가율은 ’00~’08년 중 국내 외국인의 연평균 증가율은 19.9%로 OECD 19개 국가들(평균 5.9%)에 비해 증가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우리나라 장기체류외국인은 110만, 다문화가족은 75만을 웃돌고 있으며, 다문화 청소년의 비율이 2020년에는 전체 학생의 20% 선에 이를 것이라 한다. 이러한 자료는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필자가 보다 관심을 두는 농촌 지역의 경우 다문화가족이민자의 수가 ’00년 이후 증가하기 시작하여 ’06년 8,746명으로 정점을 기록 후 감소세에 있었으나 ’10(7,216명)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농촌지역의 국제결혼비율이 15.7%로 도시지역의 7.4%보다 높게 나타나고, 농림어업종사 남자의 결혼 중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6년 42.5%에 이르렀으며 2010년에는 33.9%를 나타내고 있다.

 다문화가족이 늘어나면서 농촌지역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마을에 젊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결혼이주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하여 다문화 가족에 대한 시선은 7~8년 전에 비하여 많이 좋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다문화 가족은 일반가족에 비하여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의사소통의 제한,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하여 농촌지역의 다문화 가족은 부부관계, 자녀양육, 가족관계, 이웃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갈등을 겪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노력은 다문화 가족지원법의 법제화 등을 통하여 체계를 정비하여 가고 있으며, 중복되는 지원 및 행사 등으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다문화사회로 성공적인 진입을 위하여 우리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 중 필자가 시급하다고 느끼는 것들은 첫째, 다문화 가족에 대한 정책적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동화위주의 정책을 융화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문화적 특수성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높여야 다문화가족이 아닌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다문화 가족의 부부가 함께 참여하여 바람직한 부부관계를 정립하고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을 세우기 위한 가족단위 교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생각된다.

 셋째, 엄격한 차별금지를 통한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을 비롯한 각종 기회부여, 시민사회에 제도적 진입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기회부여 및 다문화가족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힐링 및 사회참여기회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농협에서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오고 있다. 2000년대 초기부터 이주민에 대한 한국어교육에서부터 시작하여 환전, 송금우대, 모국방문기회부여, 가족캠프개최, 다문화전용 식품 코너 확대운영, 다문화여성대학운영 등 교육을 통한 능력개발, 각종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기회 제공을 통한 자긍심 부여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농협은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다문화가족을 향한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좀 더 효율적으로 조직화하고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우리 농촌의 차세대 주자는 다문화가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다문화가정의 식탁에는 세계(世界)가 요리되어 차려지고 있다. 이 식탁을 우리가 자연스럽게 접하고 받아들이게 되어 다양한 문화와 다양성으로 충만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한다.

 박태석<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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