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웅교수의 全州맛鄕] 4. 죽(粥)문화가 찬란하다
[이부웅교수의 全州맛鄕] 4. 죽(粥)문화가 찬란하다
  • 이부웅
  • 승인 2013.08.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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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의 원료가 되는 재료는 각종 곡류, 근채류 채소류, 과실, 견과류, 육류, 생선류 약초 약재 등 매우 다양하다. 죽에서도 국물문화에서 오는 국물이 죽 끓이는 물 대신 들어가 전체 맛을 좌우한다.

죽은 기본적으로 흰죽이라고 하여 쌀로 만든 죽이 있고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떤 재료가 들어가도 기본적으로 점도 등을 유지하기 위하여 쌀이나 또는 찹쌀이 들어가고 경우에 따라 밀가루를 쓸 때도 있다. 전분을 기본으로 하여 주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죽은 흉년이 들었을 때에는 생존식을 사용하기도 하고 병중에 있을 때 환자식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궁중에서는 특식과 별식으로 즐겼다. 조선시대 때 부유한 양반가에서 8가지 죽을 쑤어 두었다가 손님대접을 하기도 하였다고 전한다.

죽을 끓이는 동안에 곡류나 서류의 경우 전분의 알갱이가 미세화되고, 불용성 전분이 수분을 흡수하여 가용성으로 되는 호화(糊化, 풀)시키어 균일한 물성을 나타낸다. 두류, 견과류 종실류들은 전분류보다는 거친 조직을 나타내고, 채소류나 어류, 육류는 어느 경우에도 전분 등과 오래 끓임으로써 가용성 성분들을 유리시키고 그 조직을 연화시키어 식감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형체는 그냥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죽에서 주 재료의 형체가 남아 있다고 하여 죽의 조건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형체를 없게 하는 가용화 기술이 도입되어야 한다. 즉, 죽 속에서 육류, 어류나 채소류들이 형체가 없이 가용화되면 백합죽 닭죽 아욱죽도 완전히 유동성인 흐를 수 있는 죽으로 되면 기호성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어느 경우에나 일단 끓이면 일단 나올 수 있는 성분이 유리되어 맛을 증가시키고 조직은 연화되어 전체가 부드러워진다. 이러한 이유에서 죽의 식품학적 가치는 위와 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 소화가 용이하고 흡수율이 빠르고 기호성이 양호하여 영양가가 높아 간식이나 미식 또는 기호식, 간편식, 건강식, 다이어트식, 미용식, 노인식, 수험생식, 특식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재료에 따라 웰빙(wellbeing)으로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세계 각국의 음식문화에서 우리나라에서처럼 죽의 식품학적 가치와 찬란한 미식문화(美食文化 gastronomy)가 있는 나라는 없다.

죽으로 건강식, 다이어트식, 미용식을 하기 위해서 질리지 않고 기호도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죽의 선택 폭은 아주 넓다. 식물성으로는 채소류로 호박 무릇 아욱죽이 있고 곡류로는 밤 청맥(풋보리) 콩 팥죽이 있고 수산물로 백합, 바지락, 생합, 어죽이 있고 육류로 닭죽이 있다.

껍질을 제거한 흑임자죽은 제거하지 않은 혹임자죽보다 풍미, 고소한 맛, 전체적 선호도 등의 관능적 특성이 우수하다. 깨의 종피를 제거함으로써 조회분, 조섬유 등이 손실되나 단백질, 지방 필수지방산 등의 영양성분이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아지고, 종피 속에 함유된 무기질의 유독 성분도 함께 제거되어 바람직하다.

일반 가정에서는 종피의 제거가 번거롭고 수율도 감소하기 때문 대량으로 공정적으로 처리하여 공급하면 경제적이고 이상적이다. 현재 여러 지역에서 깨죽이 있으나 일반 깨죽만 여러 식당, 홈쇼핑(homeshoping) 등의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이제 변화가 있어야 할 때가 왔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영양생화학적 가치가 큰 전주의 흑임자죽은 죽 중의 왕(粥 中의 王) 전주의 흑임자죽(黑荏子粥, 검정 깨죽)으로써 현대인의 식품선택 요구에 맞게 다양한 용도 예를 들면 일반용, 환자용, 수험생용, 노인용, 다이어트용, 미용용, 보양과 치료효능 증진을 위한 한방기능성 식품으로 개발하여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 조상의 혜안(慧眼)이 준 선물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보답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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