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3> 독일 ‘베타하우스’
[공유경제] <3> 독일 ‘베타하우스’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3.08.25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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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독일 베를린의 ‘베타하우스(betahaus)’ 역시 대학 사회학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갈 곳이 없어진 청년이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사무실을 차린 것이 그 출발이 됐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독일의 노동시장에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른바 직업 유랑족을 위한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립적 노동자들의 공동 일터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것. 경제 위기의 피해가 큰 국가에서는 고정된 수입과 연금이 보장되는 전통적인 직업군이 무너지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두 가지의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아 공유사무실의 필요성은 커져만 갔다. 지난 2009년, 독일 베를린의 ‘베타하우스(betahaus)’ 역시 대학 사회학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갈 곳이 없어진 청년이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사무실을 차린 것이 그 출발이 됐다. <편집자주>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의 모리츠플라츠역 바로 근처에 위치한 ‘베타하우스’에는 매일 250여명의 사람들이 출퇴근 도장을 찍는다.

개인사업자부터 미디어 종사자, 디자이너, 건축가, 예술가까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필요로 하지만, 딱히 정해진 사무실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고 있다.

물론,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일하기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시스템을 만들어 공간을 공유할 뿐, 개개인이 하나의 회사로서 능력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베타하우스’ 6층 건물에는 카페와 사무실, 회의실, 공방, 실험실 등이 있다. 1층 카페에서는 그냥 차 한 잔 마시면서 자신의 일을 볼 수 있지만, 2층과 3층에 만들어진 오픈 사무실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한다.

오픈 사무실 이용비용은 팀당 월 250유로(한화 37여만원) 수준이다. 독일 시내에 회사를 설립하고 사무실을 열기 위해서는 최소 5만유로의 자본이 필요하다는게 베타하우스 관계자의 설명으로, 베타하우스와 같은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사무실 임대비용 절감의 효과가 매우 크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있는 것도 큰 매력. 이 곳의 이용자들은 집에서 혼자 일 할 경우 놓치게 되는 인간관계나 정보교환 등이 용이해 보다 창의적인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는데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베타하우스 1층은 오픈디자인시티(Open Design City)라는 프로젝트 그룹의 공간으로,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각자의 기술과 지식을 공유해 도시를 위한 디자인 제품과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손으로 하는 모든 것, 다양한 형태의 워크숍이 가능한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에는 FESTTOOL과 MAKE A BOAT 등의 기업후원을 받아 3D 프린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 회사는 베타하우스에 장비 등을 지원하고, 혁신적인 청년그룹이 직접 그들의 제품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제품의 홍보효과를 노리는 등 윈윈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2층과 3층의 코워킹스페이스에 있는 책상들은 자유롭게 움직여 사용이 가능하다. 사무실 한 켠에 있는 전화 부스가 재미있는데, 통화를 하려는 사람은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부스 안에 들어가서 통화를 해야한다. 한쪽 벽면에는 3D인쇄기 등 사무실 장비를 사용하기 위한 예약 스케줄표가, 또 다른 게시판에는 자신의 작업을 도와줄 지식이나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찾는 구인 메모가 빼곡히 붙어 있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물가가 싸고 생활 환경이 좋아 세계의 젊고 창의적인 노동력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독일 베를린. ‘베타하우스’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실현하고 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일꾼이 끊임없이 오가고 있는 덕에 건물 안팎으로 활력이 넘친다.

독일 베를린=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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