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대량폐사 양계장 현대화 시급
닭 대량폐사 양계장 현대화 시급
  • 이보원 기자
  • 승인 2013.08.21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례없는 불볕더위로 큰 피해를 낸 닭과 오리등 가금류 폐사가 대부분 시설낙후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시설현대화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기상이변으로 여름철 찜통더위가 갈수록 극심해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계장의 개선없인 축산농가들의 폭염피해가 해마다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1일 전북농협에 따르면 불볕더위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이달 19일까지 도내에서 접수된 축산 피해규모는 216건에 40만1천235마리로 집계됐다.이에따른 추정 손해액은 13억4천7백만원에 달한다.

이들 피해 가축 가운데 돼지는 22건에 175마리에 불과한 반면 피해의 대부분은 닭과 오리등 폭염에 취약한 가금류로 드러났다.

이처럼 올여름 가금류 사육농가들의 폭염피해가 컸던 것은 섭씨 37도까지 치솟는 사상 유례없는 폭염탓도 있지만 피해농가들의 열악한 양계장시설이 가장 큰 피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폭염피해를 입는 양계장 193곳 가운데 92.3%인 179곳은 농작물 재배를 위해 설치한 하우스 축사로 조사됐다.

비닐하우스 골조에 보온덮개를 덮고 비닐로 비가림을 한 시설에에서 닭과 오리의 무더기 폐사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한낮의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어서면 하우스 양계장의 실내온도는 40~50도까지 치솟아 닭과 오리의 폐사 온도인 섭씨 36도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시설은 내부 냉각팬을 가동하고 지붕에 냉각수를 뿌려줘도 실내온도를 낮추는데 한계를 드러내면서 닭과 오리의 무더기 폐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철골조 기둥과 스레트 지붕등으로 시설을 현대화한 무창 양계장은 폭염으로 생육부진과 산란률 저하등 무더위 피해가 전혀 없는건 아니지면 무더기 폐사를 모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제시 용지면 신정리에서 산란계 6만마리를 사육하는 김동희(36)씨 농장의 경우 불볕더위로 산란률이 10%가량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지만 닭들의 폐사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비닐하우스축사에 가금류를 사육하는 농가들의 시설현대화가 향후 폭염등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닭오리 사육농가들의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데다 현대화된 양계장 설치에는 규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닭 사육농가들의 시설개선을 위해 육계 사육농가의 경우 농가당 최고 8억5천만원, 산란계는 최고 11억원의 시설 현대화 자금을 융자 지원한다.

그러나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데다 농지에 적법하게 양계장를 신축할 경우 건폐율등 규제 적용을 받게 돼 시설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가금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설 현대화가 요구되고 있으며 당장 시설개선이 어렵다면 출하시기를 조절해 폭염절정기에는 사육을 자제하는등 농가들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보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