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전력위기 넘겼다지만…아직 안심은 이르다
최악의 전력위기 넘겼다지만…아직 안심은 이르다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3.08.1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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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요. 40도에 육박하는 사무실에서 근무할 생각을 하니 출근길이 그리 즐겁지는 않네요.”

최근 최악의 전력난을 겪으면서 공공기관, 산업체가 강제 절전에 들어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최악의 전력위기를 넘겼다.

원전 부품 납품비리로 인한 원전 3기의 가동이 중단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전력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힘들다. 한울 원전 4호기가 2년 만에 가동을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

2년 전 9.15 대 정전도 안일함이 부른 사태다. 설마 블랙아웃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늦더위에 전력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당한 일이다.

지난 한 주는 그야말로 정부의 눈이 전력수급 안정에 맞춰졌다. 전력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산업체 강제 절전, 공공기관 냉방 금지 등으로 수요를 줄였기 때문에 블랙아웃을 막았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9월 중순까지는 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따라서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계속적인 노력과 정부의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전력수급 불안의 이유

전력수급 위기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원전 부품 납품비리로 인한 원전 3기의 가동정지돼 전력난이 심화됐다. 급기야 예상 전력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자 한전 직원을 산업체에 상주시키면서까지 수요를 줄였다. 공공기관은 처음으로 냉방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

정부는 절전규제를 강화하고 예비전력을 최대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땜질’ 식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력난 반복의 근본적 원인이 에너지수요의 전력 집중, 이를 예측하지 못하고 추가공급에 실패한 정부 정책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전력난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전력낭비를 막을 수 있는 전기요금체계 변화, 전력산업 구조의 재개편, 수요량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공급 확대 등 장기적인 전력수급 안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월 중순까지 전력난 계속

2년 전 사상 초유의 전력대란이 한 여름이 아닌 9월 중순에 있었다. 수요량을 고려해 발전기를 가동했다면 대규모 정전 사태는 없었다.

올해는 원전 가동 중단 사태와 연일 계속되는 폭염속에서도 전력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가정과 산업체, 공공기관의 협조 덕분이다.

현재까지는 국민의 협조로 전력대란을 막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전력당국은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계속되면서 다시 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전국 2천600여 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의무절전규제를 시행해 하루 200-300만kw의 전력을 감축했다. 그러나 9월까지 계속하기는 어렵다.

의무절전규제 때문에 도내의 한 업체의 경우 일부 기계를 중단하면서 2억원의 손실을 봤다. 기업체에게 마냥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강제 절전을 계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도 냉난방 금지를 이미 해제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초가을 갑작스런 더위에 전력수요가 폭증하면 블랙아웃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찾아왔지만 가정, 상가, 기업, 공공기관 등 온 국민의 합심된 노력으로 무사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고 9월 말까지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전망에 따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대란을 막기 위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향후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 절실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전력난처럼 정부의 대책도 매년 같은 수준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근본적으로 전기에 몰리는 에너지수요를 줄이고, 안정적 공급능력 확보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집중된 에너지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등유가격은 139%가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21% 인상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시간당 전기 단가는 0.0832($/㎾h)로 OECD 국가 평균 0.1564($/㎾h)의 절반 수준이다. 결국, 값싼 전기요금 때문에 다른 에너지 수요가 값싼 전기로 전이됐고, 결국 전기수요의 급증과 낭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현재 1년 넘게 시행 보류 중인 연료비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력산업 구조의 재개편도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초 발표한 ‘전력산업 위기의 원인과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력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쟁체제로 운영돼야 할 도매전력시장이 공기업 독점체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효과적으로 경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악의 전력대란 모두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원전 부품 납품비리에 따른 원전 가동 중단,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도 전력대란은 피했다. 결국, 국민 모두의 절전 노력이 전력대란을 막았다.

전력대란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간에 지금의 현실에서 대규모 정전사태는 막아야 한다. 따라서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절전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원전 가동이 정상화가 이뤄지는 등 전력수급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각 가정, 산업체, 공공기관 등 모든 국민이 절전에 동참해야 한다.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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