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확보가 국립익산박물관이다
3억원확보가 국립익산박물관이다
  • 배승철
  • 승인 2013.08.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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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은 호남선과 전라선이 교차하는 결절점이면서 KTX와 호남고속도로 등 양호한 광역접근을 지닌 교통요충지이며, 서해안 발전축을 중심으로 새만금사업, 완주-전주 혁신도시 그리고 국가산업 클러스터 등이 추진하고 있어 잠재적인 개발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지역임과 동시에 마한과 백제의 고도이자, 고려와 조선시대, 근대와 현대의 역사가 뚜렷이 남아있는 역사?문화의 보고지역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2009년 1월에 한국역사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국보급 문화재인 사리장엄구가 미륵사지석탑에서 출토되어 익산이 가진 위상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역사적 대발견이었다.

 이후에 국보급 유물인 사리장엄구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보존·전시를 위한 국립박물관 승격이 지속적으로 건의되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이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승격추진」이 국정과제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국립박물관 격에 걸맞는 증축이나 신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항임에도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 담은 익산국립박물관 승격은 단순한 국립박물관 전환으로 비좁은 지금의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국립박물관으로 이름만 승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말 그대로 ‘무늬만 승격′에 그칠 분위기여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최근 해당 중앙부처의 동향을 살펴보면 문화체육관광부 박물관정책과에서는

 익산국립박물관을 적극적인 신축건립으로 방향을 잡고「익산국립박물관건립을 위한 기본계획연구용역비」3억원을 올해 추경에 반영하고자 하였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 이유는 기획재정부 문화예산과 입장이 국립박물관 승격은 국정과제로 규모, 조직확대가 아닌 현 체제를 그대로 승격만 가능하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문화체육관광부 및 전라북도, 익산시와는 배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기재부와 타당성 심의 등 협의를 통한 신축건립을 적극적으로 설득한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현재로서는 도립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 국립익산박물관으로 명칭만 승격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 기본계획 용역비를 확보해도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본격적인 국립박물관 준비팀이 가동되고 박근혜 정부 5년 이내 실제로 국립박물관이 준공을 보기에는 어느 세월에 가능할지(?)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이 시점에 말하고자 한다.

 국립익산박물관건립은 매장문화재관리강화와 출토지역민들의 향유기회 확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코자 한다.

 특히, 미륵사지 발굴조사(’80~’96) 및 미륵사지석탑해체(’09.1.14)중 무려 1400여년전의 시공을 초월한 국보급사리장엄구를 비롯한 2만여점의 출토유물들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존, 관리, 전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또한 우리나라 4대고도(익산, 경주, 공주, 부여)중 유일하게 익산만이 국립박물관이 없어 많은 출토유물이 타지역으로 유출되어 현지 출토유물의 실제감을 체험할 수 있는 여건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사항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같은 백제고도(古都)지역인 공주와 부여보다 유물의 수량이나 가치로 보아 절대 뒤처지지 않는 익산이 아직도 홀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주는 무령왕릉, 부여는 금동대향로를 메인유물로 국립박물관을 운영하는 현실을 보았을 때, 국보급사리장엄을 보유한 익산이야말로 국립박물관 건립을 통한 새로운 그릇에 유물을 담아야 진정한 고도익산의 위상 제고는 물론 지역역사 정체성 확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등 유적과 결합한 최고의 국립박물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미륵사지를 비롯한 익산유적 전체에 대한 역사적 가치 재조명과 다양한 유물전시 등을 통한 고대에서부터 고려, 조선, 근·현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국립익산박물관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내년도 예산에 국립익산박물관 타당성 용역비 3억원 확보가 관건이다.

 소중한 역사 문화유산의 보존 없이 미래를 설계할 수도, 담보할 수도 없다.

 지자체, 정치권, 중앙부처가 하나 되어 성사시켜야 할 이유이다.

 배승철<전라북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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