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어린이병원 초미숙아 치료도 가능
전북대어린이병원 초미숙아 치료도 가능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3.08.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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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병원 신생아중환자실 모습

 

여름철 폭염에 가장 취약한 것이 어린이다.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작은 병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어린이 건강 지킴이로 전북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이 개원해 지역민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유아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저 연령층 환자만을 치료하는 전북대병원 어린이병원이 약 3년간의 준비 끝에 전북대병원 본관 뒤편에 1만 2천316㎡ 규모로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지난 5월 6일 개원했다. 저 체중아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시설을 보강한 신생아집중치료실, 소아 중환자실 등이 운영돼 한 차원 높은 진료가 가능해졌다.

전북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이대열 원장을 통해 어린이병원을 개원한 계기와 치료 가능 수준에 대해 들어본다.

 

▲최근 신생아 출생 환경 변화

통계청 출생 통계에 따르면 출생체중 1천500g 미만의 극소 저체중아가 1993년 929명에서 2011년 2천935명으로 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출산으로 인한 미숙아 출산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숙아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의 보호는 필수다.

그러나 수가가 낮고 의료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도내 어린이를 위한 의료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이었다.

▲초미숙아 치료도 가능

전북대병원 어린이병원에는 어린이 전문 의료진이 별도로 부서를 만들어 진료하고 있다. 의료진 구성은 그동안 전북대병원 교수 가운데 어린이 환자만을 전문으로 진료하던 교수를 중심으로 몇몇 부서가 독립했다. 진료부서는 소아청소년과,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소아재활의학과, 소아외과가 있고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아토피·알레르기 클리닉과 미숙아 클리닉, 소아 심장 클리닉, 혈액 종양 클리닉이 함께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신생아 집중치료실과 소아 중환자실을 따로 만들어 전문 진료가 가능해진 것은 고무적이다. 이대열 어린이병원장에 따르면 최근 결혼 나이가 늦어지며 노산이 많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미숙아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미숙아 전문 치료시설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현재 어린이병원에는 30병상 규모의 신생아 집중치료실이 마련돼 있고 10여 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해있어 항상 세심한 관리가 가능하다. 인큐베이터를 비롯한 각종 시설이 들어서 실시간으로 환자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정해진 시간 외에는 산모라 하더라도 출입이 안 될 정도로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에는 대개 병이 있는 갓난아기가 들어오는데, 처음 들어왔거나 다른 병원에서 옮겨 온 영아는 격리실에서 검사를 마치고 치료를 받는다. 수술실이나 응급실은 사용빈도를 예상할 수 없어 따로 설치하지 않고 본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15명의 신생아가 입원해있다. 병원은 신생아 집중치료실이 본격 운영되면서 앞으로는 체중 1kg 미만의 초미숙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린이 맞춤 의료서비스

어린이병원의 개원은 소아환자는 물론 보호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병원 내부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몸이 닿을 수 있는 모서리는 철저한 보호설비를 갖추고 있다. 계단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 돋보였는데, 손잡이는 높이를 달리해 어린이와 성인용 모두를 갖췄고, 떨어지거나 발이 끼지 않도록 안전펜스도 설치했다. 대기용 의자는 형형색색의 소파로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도록 했고, 내부 장식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어린이 환자가 병원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야 진료도 편히 받을 수 있다는 관점을 시설 속에 철저히 반영했다.

진료를 기다리던 2살 아이 엄마 김모(32)씨는“대기시간이 짧아져 좋다.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아이가 어른들 틈에 끼어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오래 기다리다 보면 아이가 싫증을 내기도 했다”며 “아이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의사의 설명이 짧고, 엄마로서도 묻고 싶은 걸 다 말하지 못해 눈치를 봤는데 여기에선 그런 걱정이 줄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아이들만 전문으로 진료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아이 처지에서 한 번 더 생각해주고 충분한 시간을 내는 것 같아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에 맞춰 일관된 업무를 할 수 있는 장점은 의료진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소아환자 임상경험이 쌓일수록 맞춤 치료법을 연구하기에 좋고 효과적인 치료법은 곧 환자의 만족과 병원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은 점차 진료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보호자를 대상으로 어린이들이 쉽게 노출되는 질환이나 건강관리법에 대해서도 강의를 하는 등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앞으로 어린이병원이 자리매김할수록 도내 소아청소년의 건강수준과 보호자의 건강상식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병원 운영계획

어린이병원은 다문화 가정 2세 아동 언어교육 및 멘토링 시스템구축, 어린이보호 프로그램, 어린이 건강증진 프로그램, 어린이 의료전문가 양성 및 연구 프로그램운영, 병원학교 운영, 중증장애아 지원, 어린이 희귀질환 등록 및 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해 도내 어린이 건강 지킴이 역할이 기대된다.

 

 

 이대열 어린이병원장- 전북지역 어린이들의 밝은 웃음을 책임지겠다.

 

 어린이병원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터라 전북대학교 어린이병원 개원의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의료계 안팎에서는 어린이와 성인의 신체 정신적 특성이 많이 달라 전문 의료진이 별도 진료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또, 대다수 병원에서 어린이는 성인 틈에 끼어서 진료를 받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치료비용이 많이 드는 데 반해 의료수가가 낮고 어린이 환자의 수가 적다 보니 병원 운영상 적자가 날 수밖에 없어서 민간병원에서는 어린이 환자를 위한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령 채혈을 할 경우 어린이는 성인보다 혈관이 가늘고 집중력이 적기 때문에 성인 10명보다 더 힘이 든다. 경제적으로도 인큐베이터 한 대를 운용하는데 한 달에 1억 원가량 적자가 나서 대형병원이 아니면 운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참여정부 당시 국가가 공공의료 차원에서 지역거점 병원에 어린이병원을 세우자는 정책이 수립됐다. 하지만, 건물을 세우는 예산은 지원받았어도 운영비는 국고지원이 없다. 이 때문에 운영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지역 의료수준을 높이고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운영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신청했고, 전북대병원이 선정됐다.

소아청소년 전문의로 오랫동안 아이들을 봐오면서 어린이들이 편하게 검사와 치료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는데 그 꿈이 이루어졌다. 재정적으로 다소 부담이 되겠지만, 병원 가족들과 합심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인력도 충분히 보강해 전북지역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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