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전국 교육혁명 대장정’이 남긴 발자취
‘2013 전국 교육혁명 대장정’이 남긴 발자취
  • 이동백
  • 승인 2013.08.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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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2일부터 7월 30일에 이르기까지 8박 9일 동안 전국 교육혁명 대장정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수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전국을 누비고 돌아다녔다. 교육혁명 대장정이란 이름으로 이 같은 행사가 진행된 것은 올해로 3번째이다. 교육혁명이라는 구호가 처음 등장하였을 때 사람들은 혁명이라는 단어가 주는 강한 이미지 때문에 대장정팀이 주장하는 내용에 공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3년째로 접어든 올해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013년 교육혁명전국대장정조직위에는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 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중앙에 32개 단체가 참여하였고, 지역에서는 지역단체들로 구성된 지역조직위원회가 함께 하였다.

 2013년 대장정은 부산과 목포 2곳에서 시작하여 서울에서 마무리했던 지난해 와는 달리 서울, 춘천, 부산, 목포 이렇게 4군데서 출발하여 세종시 정부종합청사로 모여 교육위기 극복 및 대학 평준화 등 교육의 근본적 개편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로 마무리되었다. 대장정 대오가 순회하는 주요지역 및 도시에서는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이 모여 지역별 대장정조직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기자회견, 거리 선전전, 간담회, 촛불집회 등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특히 특권학교(국제중, 자사고 등), 대학구조조정, 비리사학 등 교육 현안이 있는 장소와 투쟁하는 노조 등을 방문하여 연대하고 그 쟁점을 이슈화하였다. 주요 방문 장소와 지역은 서울의 영훈국제중과 인천, 대구, 여수 등의 이른바 교육국제화 특구, 대기업 자사고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아산, 당진, 경주 등), 투쟁하는 노조 및 현장으로는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고공농성현장, 밀양 송전탑 투쟁현장, 제주 강정평화 대행진 등이었다.

 우리 전북을 경유하는 팀은 목포에서 출발하여 여수, 순천, 광주, 장성을 거쳐 정읍으로 진입하여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김제, 전주, 군산, 익산 등 전북의 주요도시들을 방문하였다. 각각의 도시 주요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교육혁명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대학등록금 폐지, 대학 평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26일에는 전주 한옥마을 등 시내 주요 거리를 행진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선전전을 전개하였으며 남원의료원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도청 앞에서 1,080배를 행하는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을 지지 방문하기도 하였고, 장애인 차별철폐 연대의 천막농성장을 방문하여 장애인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굳센 연대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또한, 저녁에는 전주 오거리 광장에서 개최된 촛불집회에도 참여하여 이 자리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에게 교육 모순들을 홍보하여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주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대장정 팀이 주장하는 내용은 우리 사회 교육모순의 근본은 바로 왜곡된 대학교육에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초중등 교육이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나 경쟁과 입시라는 잘못된 형태로 변질하였고, 우리 교육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 평준화와, 대학 등록금 폐지를 통하여 대학교육을 정상화하는 길이 우리 교육의 모순을 바로 잡는 첩경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유럽 선진국들의 교육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본 사람들은 공감하게 된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대부분 대학교육까지 무상으로 이루어지며 다수 국가에서는 대학원까지도 무상이다.

 처음 교육혁명 대장정 팀이 대학의 무상교육 등의 주장을 내놓았을 때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대학 반값 등록금에 대하여는 당연히 실행해야 하는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장정 팀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해왔던 그런 교육정책들이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우리 국민들의 의지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이며 자유라는 것, 수십 년간 고착되어 온 교육 모순들을 해결하려고 혁명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 교육의 혁명적 개선을 통해서 모든 국민들이 웃으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고, 학생들도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2013년 교육혁명 대장정은 다시는 교육혁명이 남의 일이 아니며 역사의 필연임을 깨닫게 해 준 커다란 사건이었다.

 이동백<전교조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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