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다시 만져보자! 8월 15일이 오고 있다
흙 다시 만져보자! 8월 15일이 오고 있다
  • 김복현
  • 승인 2013.08.05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45년 8월15일은 36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국가적으로 가장 감격스러운 날이기도 하지만, 3년 후 1948년 8월15일은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된 것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린 경사스러운 날이기도 하다.

 올해는 광복 68주년 그리고 건국 65년이 되는 해이다. 광복(光復)은 한자의 뜻 그대로 ‘빛을 되찾다.’라는 의미다. 우리는 36년 동안 땅도 주권도 잃어버리고 살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 분명하게 알고 가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국권(國權)을 빼앗긴 날을 기억해야 하는 일이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잊어버렸거나 아니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지난날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庚戌國恥)는 기억해야 한다. 일제가 대한제국에 통치권을 일본에 넘겨줌을 규정한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이를 공포하니 경술년(1910) 8월 29일이다. 국가적 치욕이라는 의미에서 경술국치라 하며 일제는 조선의 국권을 침탈한 것에 대해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한일합방(韓日合邦) 또는 한일합병(韓日合倂)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력에 8월29일 밑에 국치일(國恥日)이라고 인쇄가 되어 나왔던 것이 오늘날에는 슬그머니 없어져 버렸다. 달력에 인쇄하는 일을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권을 피탈 당한 뒤 백성들은 일제의 횡포에 기본 권리를 모두 빼앗기고, 강제노동과 강제징병징용에 시달려야 했고, 우리민족의식과 생활문화, 더 나아가 민족의 씨를 없애고자 우리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했다. 강제로 일본말을 사용하게 하였으며 천황에게 충성을 다해야하는 황국신민서사(皇國臣民誓詞)를 외우게 하고 실천하도록 강요했다. 심지어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과 성마저도 일본식으로 고치게 하였고 전쟁물자 충당을 위해 식량은 물론이고 숟가락까지 약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처럼 포악한 일제의 쇠사슬에서 해방되었으니 어찌 경사스럽지 않을 수 있었을까? 여기에 우리의 염원인 민주주의 독립정부인 대한민국을 1948년 8월15일에 세우니 감격에 벅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광복절(8월15일)을 맞이할 때마다 가슴 속에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해방된 지 68년이요 정부 수립 65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분단된 채 남북통일을 이루지 못했으며, 한편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북한은 남녘의 동족을 향하여 수많은 도발행위를 저질러 고통을 주었으며 핵개발 또는 미사일 등으로 재무장하면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제2차 세계 대전은 1945년 7월 독일의 항복으로 유럽전선이 종전된 후 독일 포츠담 회담에서 일제에 항복을 요구하게 된다. 상황이 바뀌었음에도 일제는 전쟁을 지속하려 한다. 이에 미국은 8월 6일에 ‘히로시마’에 8월 9일 ‘나가사키’에 최초로 원자폭탄을 투하하게 된다. 이에 일본은 8월15일 무조건 항복하게 되며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광복 후 극심한 좌우 대립이라는 혼란을 겪어야 했으며, 1950년에는 민족상잔의 6.25전쟁으로 온 국토가 폐허로 변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 어려운 상황을 돕고자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와서 북한의 침략을 막아내고 이 땅에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미국을 위시한 유엔군의 도움으로 우리는 나라를 되찾게 된다. 미국은 어려웠던 당시의 전쟁 상황을 기억하자고 하면서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미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비에 새겨놓았으며 덕분에 지금 우리는 자유와 경제 번영을 누리고 있다. 오늘의 자유와 경제 번영이 있기까지에는 6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고난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픈 마음이다.

 자유도 경제번영도 시발점은 어디까지나 8.15 광복절이다. 그래서 이보다 더 감격스러운 날은 우리 현대사에 없으며 광복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며 숭고한 헌신과 독립투쟁 끝에 쟁취한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모두가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킨 전쟁 범죄 국가들이 빚은 결과이다. 잘못된 전쟁 범죄행위는 반드시 반성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도리라고 하는데 우리를 그렇게 포악하게 짓밟았던 이웃나라 일본은 반성과 사죄를 하기는커녕 주변 국가들을 깔보고 있다. 반면에 독일은 전 유럽 국가들에게 반성 사죄하여 인정을 받는 뉴스를 보면서 일본은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오늘날 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에게 자각을 촉구하며 8.15 당시의 벅찬 감격이 담겨 있는 광복절 노래로 국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김복현<익산문화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