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국악원 주관‘미륵산공부’현장을 가다
익산국악원 주관‘미륵산공부’현장을 가다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3.08.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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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국악원 임화영 원장의 장단에 맞춰 자신의 수제자들과 함께 흥겨운 판소리 한대목을 부르고 있다. 사진=김현주 기자

 도심한복판은 삼복더위와 열대야로 짜증스럽지만 우리 전통국악을 통해 무더위를 이겨내는 곳이 있다.

 익산국악원(원장 임화영)은 지난 1일부터‘임화영 명창이 이끄는 미륵산공부’라는 주제로 익산시 낭산면 미륵산 중턱 심곡사에서 자신의 수제자와 국악을 사랑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악 산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지난 2일 오전, 고요한 산사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와 불경 읊는 소리, 그리고 매미소리,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맑고 청아한 물결소리와 어울려 어린 제자들이 목청껏 부르는 춘향가 중에서 ‘이별가’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하모니 그 자체다.

 미륵산 중턱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벗 삼아 서늘한 나무그늘 아래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임화영 명창의 북소리와 함께 춘향가중 이별가를 부르는 어느 여대생의 가녀린 목소리가 심상찮았다.

 15년째 임 명창으로부터 소리공부를 배우고 있다는 이다은(원광대 국악과 4학년)씨는“도심은 무더운 날씨지만 이렇게 고요한 산속에서 국악을 통해 심신을 수련하고 있다”며“국악은 마음과 정신을 맑게 하고, 내 영혼에 새로운 영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심곡사 화평 주지스님은“이곳 출생 국창 정정렬 선생의 대를 이어갈 어린 학생들이 깊은 산속에서 자신들만의 득음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공부를 수련하고 있다”며“심곡사 에서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문화와 전통을 계승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은 익산시와 자매결연을 통해 익산의 문화와 전통을 배우기 위해 머물고 있는 미국 컬버시 학생들과 지도자, 관내 홈스테이 참가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임화영 익산국악원장은“조용한 산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벗 삼아 국악을 음미한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며“삶의 찌든 떼를 벗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함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수 없다”고 전하며 국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익산국악원이 주관하고 있는 ‘미륵산공부’는 오는 20일까지 미륵산 심곡사 경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늦은 저녁 간소복 차림으로 부채 하나 들고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국악 한 소절 읊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제한된 인원에 한해 숙식은 무료로 제공된다.

 익산=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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