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점심은 없다.
공짜 점심은 없다.
  • 김종국
  • 승인 2013.08.01 18: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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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시대. 한나라에서 백성이 지켜야 할 도리와 규범을 내노라 하는 학자들을 불러 모아놓고 저술케 하였다. 몇 년 동안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여 수십권의 책이 완성되어 왕에게 올렸다. 왕은 몇 개월 동안 학자들이 완성한 책을 통독하고 나서 내용이 너무 훌륭하다고 극찬하면서 다시 이것을 한권의 책으로 축소해서 만들라고 부탁하였다. 학자들은 또다시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여 한권의 책으로 편찬하였다. 다시 왕은 좋은 내용이라고 극찬하며 이를 다시 한 문장으로 만들라고 지시하였다. 학자들은 수십권의 책을 한권으로 줄이고 난 다음에 이를 또다시 한 문장으로 만들라 하니 그동안의 노력도 그렇고 어떻게 이 방대한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만드느냐고 서로 걱정을 하면서 되돌아갔다. 그러나 왕의 명일 뿐 만아니라 덕과 지도력을 갖춘 왕의 부탁이기에 고심에 고심을 하여 몇 개월 동안 토론을 거치며 왕에게 한 문장으로 국민이 지켜야 할 도리와 가슴에 새겨야할 문장을 제출하였다. 그 문구는 “공짜는 없다.”였다 . 요즈음에는 “공짜점심은 없다”로 통용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정치나 한국가의 역사도 원인과 결과가 있고 인과 응보가 있는 것이라는 철학을 백성들에게 알려준 실용적인 문구이다. 이번 전주.완주 통합무산은 전국유일의 빗나간 배짱으로 전주.완주낙후라는 결과로 보상될 것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 백년전 철도공사를 반대했던 선조들의 망령을 다시 보았다.

새만금은 가장 낙후되어 가는 전북의 민심을 달래기 위하여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평민당 총재에 의해서 여.야영수회담에서 민심수습용으로 시작되었다. 민주당 집권 시기인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시기에는 행정소송으로 세월을 보내고 선거 때만 되면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몇 년후면 완공될 것 같이 외치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예산타령 해수유통타령으로 시간을 보냈다. 새만금사업은 일부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새만금의 비경제성과 환경훼손을 주장하여 보류와 연기, 행정소송 등을 거치며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었다. 이때마다 전북 예향운동본부를 주축으로 된 새만금완공도민총연대가 중심이 되어 수차례에 걸친 집회와 도지사의 삭발 등으로 도민의 역량을 결집하여 얻어낸 것이 지금의 물막이 공사가 완공되었다. 공짜로 주어진 새만금이아니라 그때마다 적절하게 대응한 새만금도민총연대 투쟁의 산물이었다. 다만 새만금 때문에 고용이 창출되고 경제가 크게 좋아지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은 발견하지 못하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도민의 피로감만 가중시키고 있다. 너무나 큰 프로젝트를 우리 전북도가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지 않느냐 하는 볼멘 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러나 이번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만금 산업단지 1천800만 평방미터를 “새만금 한.중 경협단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북도가 제기하여 경제관료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인들은 한국의 기술과 자본, 중국이 단순노동력을 제공하고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중국에 수출하는 형태의 한.중경협을 중국측에서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전북도의 의견제시는 시의적절한 정책제시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새만금이라도 있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LH본사 유치를 위한 도민들의 투쟁과 국회의원들의 삭발투쟁은 처절한 몸부림이었고 예향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 도민들의 결집은 하소연을 넘어 뜨거운 눈물의 호소였고 당장 폭동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기세였다.

가난한 지역에 배정되었던 토지공사를 주택공사와 통합하여 이를 잘사는 동네인 진주에 뿌려주는 것은 권력의 횡포요 무자비한 짓밟음이었다. LH본사 대신 호환성으로 배정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기금운용본부를 뺀 어쩌면 알맹이 없는 쭉정이요 팥없는 찐빵이요 허탈 그 자체였고 우리를 더더욱 분노케 하는 사건이었다. 이러한 정부 처사에 도지사와 국회의원의 삭발, 김성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의원들의 전방위 노력, 정운천 새누리당 도당위원장 등의 눈물겨운 호소와 읍소, 원로단체인 예향운동본부의 처절한 몸부림은 기금운용본부를 전북으로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후원세력이 되었다. 급기야 여.야 합의에 의한 법안통과가 성사되어 폭동할 것 같은 도민을 달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2020년이면 1300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기금운용본부를 우리 전북에 유치하게 되었다. 수많은 자금수요자들이 우리 전북을 방문하게 되고 그 본사가 있는 전주에서 여장을 풀며 자본유치를 위해 전주의 문화와 인맥을 찾게 될 것이다. 새만금은 1943년 일제에 의해 계획이 되었고 그 계획의 목적은 동북아시아를 지배하는 핵심본부의 역할을 새만금지역에서 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도 더 크게 설계되었었다. 새만금의 중요성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금 전북도에서 건의하고 있는 한중 경협단지의 구상은 황.서해안의 경제중심축을 새만금으로 이동시키고자 하는 원대한 계획이다. 또한 원대한 계획에 투자되어질 그리고 자금이 가장 많은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유치되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서광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그리고 전북도발전의 고비고비마다 전북예향운동본부 임직원들은 노구를 뒤로하고 가열차게 싸워주었다. 후손을 위한 지혜와 용기는 “공짜는 없다”는 속담처럼 우리에게 새만금의 미래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북유치로 화답되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으로 답례합니다.

김종국<전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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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오형 2013-08-30 11:45:32
교수님의 깊은 뜻과 애향심은, 전북이 발전할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좋은 내용입니다
백오형 2013-08-30 11:45:24
교수님의 깊은 뜻과 애향심은, 전북이 발전할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좋은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