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박람회서 자활사업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다
동서남북 박람회서 자활사업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다
  • 김영배 전북광역자활센터장
  • 승인 2013.07.28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람회가 홍수를 이룬다. 가장 빈번하게 열리는 취업박람회를 비롯해 유아용품, 웨딩, 건축, 친환경, 유기농, 귀농귀촌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상당수 박람회는 홍보를 통한 판매 계약 등 비즈니스가 주목적이다. 상업성이 강하다. 반면 착한 박람회도 있다. 판매나 홍보도 중요하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자활의지를 다지는 자활박람회다. 이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내일행복 자활박람회가 열렸다. 전북에서도 자활사업 실무자와 참여자, 공무원 등 100여명 이상이 참석했다.‘내 일(My job)을 통한 내일(Tomorrow)의 행복’을 슬로건으로 자활 축제마당을 함께 펼쳤다.

 전북은 전주덕진지역자활센터를 비롯해 10여 곳 이상 지역자활센터에서 참여했다. 어려운 환경에도 굽히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땀 흘리는 주인공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보따리가 풀어졌다. 각 지역에서 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스토리가 곁들어졌다. 참여자들이 정성껏 만든 생산품도 선보였다. 한지공예, 귀금속세공, 유기농 식품, 로컬푸드, 구절초 제품, 홍삼과 복분자 등 전북의 풍토와 문화를 대표하는 상품들이 중앙무대에 섰다.

 저소득층이 스스로 일어서려면 작업장에서 흘린 땀의 결실이다.

 도내 자활센터들은 박람회 등 홍보전시 판매행사에 꽤 익숙한 편이다. 박람회를 비롯해 지역축제, 거점장터 등을 운영해 본 노하우가 있어서다. 코엑스 전시장에서도 판매대 세팅과 홍보 판매가 손에 익어 수월하게 진행됐다. 익산의 귀금속 세공, 구절초, 홍삼 천연염색 제품 등은 관람객의 관심을 끌고 구매욕을 자극했다. 코엑스 행사장은 뜨거웠다. 냉방이 부족한 탓도 있었겠지만 저마다 자기상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제품설명에 에너지를 쏟아내니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 박람회는 의미는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다양한 홍보 체험부스 운영으로 지역과 업종간의 네트워크를 더욱 긴밀히 하고 자활사업의 성장과 발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두번째로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 주체들의 참여로 상호협력을 통한 자활사업의 발전방향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더불어 박람회는 자활사업을 통해 고용과 복지가 선순환 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확인하는 대동 한마당이었다.

 전국단위 자활박람회로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2009년부터 있었던 자활센터 모임축제는 나눔축제에 한정됐었다. 사실 자활박람회는 전북이 원조랄 수 있다. 지난 2009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도내 지역자활센터의 생산품 전시회가 시초였다. 특히 2011년과 2012년 들어서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함께 자활박람회를 개최했다. 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내로라하는 상품들이 출품됐다. 출시된 상품들은 이미 시장에서 공인된 것으로 품질 디자인 등에서 손색이 없다. 도내 자활생산품들은 스스로 이들과 품질을 겨루며 자생력과 경쟁력을 배양해 왔다. 전북의 자활박람회는 알찬 내용과 규모로 짜임새 있게 진행하면서 자활생산품을 전시 홍보 판매하자 파급이 커졌다. 수도권 등 여러 지역에서 전북자활박람회를 벤치마킹해 이제 자활박람회가 대중화되다시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활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대통령은 자활박람회에 참석해 기존 복지제도의 한계와 대안 그리고 지원책 등을 강조했다. “일 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분들이 일을 통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맞춤형 고용복지를 중시하고 있다”면서 “저소득층에 괜찮은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고 자활기업의 성장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맞춤형 고용-복지에 비중을 두고 국정지표와 국정과제를 통해 자립을 지원하는 복지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일을 통한 빈곤탈출 지원, 맞춤형 취업지원 및 고용서비스망 강화, 복지 일자리 확충 및 처우개선 등이 국정 140대 과제에 포함돼 있다. 자활사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국정 이행과제에 포함한 것이다. 박람회 특히 자활박람회는 자활사업의 가능성과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자활사업을 내일처럼 하는 저소득층의 자립의지가 빛을 발했고 확고한 국가정책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자활사업의 위상은 여러 사회복지 분야 중 변방에 있었다. 자활사업 참여자들의 기술부족, 고령화, 자립의지 부족 등으로 성과가 오르지 않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성과위주 경쟁사회에서는 자활사업은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템이었던 셈이다. 이제 자활사업은 국정과제 속 한 분야에 포함돼 진행되고 있다. 전북도에서도 사회복지과에 자활사업 담당을 따로 두어 자활사업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국가와 자치단체가 자활사업에 대해 관심은 높이고 지원은 확대하고 있다. 사업은 정책을 통해 이루어지는 정책이 반드시 사업을 이끌 수는 없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은 관심과 열정이다. 관심은 자활에 애정을 표하는 도민들의 몫이고 열정은 자활사업장의 몫이다. 한발씩 힘겹게 나아가고 더디게 성장하는 저소득층의 자활사업에 응원이 필요하다.

 김영배<전북광역자활센터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