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본부 전북시대 <2> 새 성장 모멘텀
기금본부 전북시대 <2> 새 성장 모멘텀
  • 박기홍기자
  • 승인 2013.06.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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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없던 축이 하나 더 형성된다.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방망이 울림과 함께 통과됐다. 공단의 주된 사무소와 기금이사가 관장하는 부서의 소재지를 전북도로 한다는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전북은 금융 불모지다. 기금본부 전북시대 개막은 산업화에 뒤진 전북이 금융이라는 새로운 축을 형성해 다른 축을 끌어당기는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른바 새로운 성장 동력의 모멘텀, 새로운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제조업은 우물이고 금융업은 물이다. 전북의 산업구조는 전국대비 ‘금융 1%에 제조업 2%’를 30년 이상 이어왔다. 금융 기반이 취약한 전북은 ‘메마른 우물’이었던 셈이다. 우물에 물이 고이면 사람이 몰리고 관광객과 기업인들이 찾을 수밖에 없다. 전북 산업의 아킬레스건이었던 금융이 보완될 경우 제조업과 IT산업이 쏠리게 된다. 금융산업 유치는 고부가 서비스산업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접산업에 대한 확산과 이에 따른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연관 효과가 큰 까닭이다.

전북도는 “기금본부 이전은 전북 경제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는 동시에 그동안 낙후됐던 지방의 금융기능을 강화시켜, 공공기관 이전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북도당도 “이번 국회 본회의 통과는 서울-부산-전북을 잊는 ‘금융 트라이앵글’의 한 축이 형성되는 첫발”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여의도에 국제금융지구가 있고 부산엔 국제금융단지가 존재한다면, 전북엔 이제 글로벌 연기금 금융도시가 형성된다는 말이다.

기업유치와 국내외 자본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 없는 곳에 기업이 생존할 수 없고, 기업 없는 곳에 돈이 몰릴 수 없는 이치다. 국민연금이 9%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만 작년 11월 말 기준 시 67개에 육박한다. 이 목록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하나금융지주, CJ제일제당, 현대건설 등 국내에서 잘 알려진 대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기금본부 전북이전은 이들 기업의 사무소 설치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뿐이 아니다. 지분을 5% 이상 확보한 기업으로 넓혀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을 포함해 무려 222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절반만 전북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10명의 인원만 고용한다 해도 1천 명 이상의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산술적 접근이 가능하다.

여기다 금융업체들도 전북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게 됐다. 기금본부가 운용하고 있는 기금만 작년 말 현재 379조5천억 원에 이르고, 올해엔 이미 400조 원을 넘어섰다. 기금본부와 거래하는 국내 자산운용사만 300여 곳에 이르고, 이 중에서 절반만 전북에 지점을 설치할 경우 또다시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기금본부 이전 효과를 예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고, 기업계와 금융가의 전북투자 가능성도 점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북의 금융기반이 급속히 확대되는 확실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이것이 다시 기업과 자금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은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며 “신속하고 원활한 행정절차 추진, 예산 뒷받침, 전북발전 비전 수립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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