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통과 직후 민주당 이춘석 도당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지난 12일 정홍원 총리의 기금운용본부 발언 이후 2주 동안 이 위원장의 가슴속은 숯 덩이처럼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LH 전북 이전 실패의 상처를 안고 있는 도 정치권으로서는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이 또다시 실패할 경우 도민들의 실망과 원성을 고스란히 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과거처럼 ‘그냥 당하지 않겠다’라는 각오로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막판 뒤집기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도당위원장 취임 이후 독단적 결정이 아닌 도 정치권 인사들과 함께하는 ‘수평적 리더십’의 위력이 이때부터 발휘된다. 도 정치권 인사들과 각각 역할을 분담하고 자신은 당 지도부를 직접 공략하는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았다.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 회담의 의제로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을 추진한다’ 내용이 뜬금없이 포함된 것도 이 위원장의 역할에 따른 것이다. 그는 전병헌 원내대표를 목욕탕에서 만나 “전북을 살리려면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내용을 의제에 포함시켜야 한다”라고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정치권은 특히 이 위원장의 역할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 통과 후 26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통과까지 일주일 간 역할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 20일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여·야간 대립으로 국회 파행이 예상됐고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 위원장은 따라서 국회 파행을 막고 법사위에서 의외의 돌발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국회 법사위에서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법안은 75번째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 위원장은 이를 30번째 순번을 끌어내렸다. 국회 파행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통과시키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전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