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망의 기로에 선 전북 교육
존망의 기로에 선 전북 교육
  • 이승우
  • 승인 2013.06.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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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의 학력을 자랑하며 교육명문 지역으로 일컬어졌던 전북교육의 영예는 이제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전북교육의 정책적인 의제가 유독 이념적 성향에 흔들리고 정치판의 당리적인 흉내 내기와 선언적 구호에 그쳐 정작 교육의 실질적인 면을 도외시 한 채 정책의 수사적 언설만 나열하면서 10여 년간 전북교육이 방치된 결과이다. 현재 전북교육은 존망의 기로에 선 처지이다.

직선제로 출범한 최규호 전 교육감체제에서 전북의 교육은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을 내세웠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2007년을 학력신장의 원년의 해로 선포하며 학력신장의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2009년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학력미달 비율이 전국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어 출범한 김승환 현 교육감 체제의 전북교육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망연자실한 결과를 낳고 있다. 일제고사 실시를 거부하는가 하면, 수준별 수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학력신장의 기초적 토대가 되는 교육의 기반을 송두리째 없애버리고 있다.

얼핏 보면 김승환 전북교육감 체제에서 이러한 조치는 이념적이고 공리적인 논리에서는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교육에 있어서 기초적인 형식도야(mental discipline)를 위한 일제고사는 학교 ? 학생 서열화에 대한 비판의 정당성보다는 우위에 있어야 하며, 또 교수-학습에서 가르침과 배움의 절대조건인 학생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하는 개별화의 원리와 이 원리에 의해 실시되는 수준별 수업은 학생간의 위화감조성과 경쟁교육조장이라는 비판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교육은 기회균등의 평등은 보장되어야 하지만, 결과의 평등은 성립될 수 없다. 교육의 결과는 인간의 능력을 무한대로 개발하는 수월성(excellence) 을 고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수준별 수업이 못하는 사람을 소외시키고, 평등교육이 모두를 배려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현 김승환 전북교육감 체제의 학력관은 인간의 수월성과 창조적 능력을 개발하여 인성을 함양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임을 모르는 데서 오는 교육적 무지와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전북 교육청의 ‘2013 학력신장 기본계획'을 들여다보면 전북교육청이 과연 전북교육의 학력신장의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교육 3.0시대의 도래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언급하면서도 추진과제의 체계를 보면 교육1.0시대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마저도 금과옥조격의 교육적 언설만 나열하고 있을 뿐, 학력신장을 위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방향제시가 없고, 그에 타당한 운영과 지원체계를 일치 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초래한 것은 전북교육이 발전과 혁신 보다는 서로의 자리와 명예와 입지에 몰두한 지난 3년간의 김승환 교육감 체제였기 때문이다. 김승환 교육감체제는 그 운영의 일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교육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하게 여기는 전북교육의 학력이 하위권을 맴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존망의 기로에 선 전북교육의 명예를 되살리는 길은 인권이나 평등교육과 같은 형식적이며 이념적인 가치에 치중하는 현재의 교육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진정으로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키고 인간의 창조적 능력과 인성을 개발하는 학교교육으로 시급히 전환하는 것이다. 전북교육의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학교의 교육을 바로 세우려는 전북도민의 의지와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

이승우 <전북교총회장, 군장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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