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탐방-전주 우아동 명주골산악회
동아리 탐방-전주 우아동 명주골산악회
  • 한성천기자
  • 승인 2013.06.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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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시 우아1동 명주골산악회 월별 산행모습. (제공=명주골산악회)  

산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당장 산에 오르고 싶다하여 무작정 산에 오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산은 인간에게 자신을 그리 호락호락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에 오름은 크고 작은 고통과 끝없는 인내를 필요로 한다. 팍팍하게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숨이 턱턱 막히는 고통도 견뎌야 한다. 그리하여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이 곧 산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지난해 9월부터 매월 꾸준히 산행을 가고 있는 동호회가 있다. 전주시 우아1동 지역주민들로 구성되어 있는 ‘명주골산악회(회장 허홍석)’가 그들이다. 이들에게 산행은 고행(苦行)이 아니다. 이웃들간의 정을 나누는 락행(樂行)이다. 명주골산악회 회원들의 즐거운 발걸음을 뒤따라가 봤다. <편집자 註>


‘仁者樂山 知者樂水’(인자요산 지자요수)

‘어진 사람이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물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마음이 좋은 사람들이 산을 즐겨 찾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아1동 주민들로 구성된 명주골산악회를 잘 표현한 한자숙어가 아닐까.

명주골산악회는 허홍석 회장(가림조경 대표, 전주 우아1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의 결실이다. 워낙 산을 좋아하는 허 회장은 우아1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아 일할 정도로 지역일이라면 열성을 다한다. 전주역을 중심으로 밤이면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상권이 발달했던 우아1동 지역. 그러나 도시개발의 외곽화가 진행되면서 우아1동 상권은 쇠퇴했다. 주민들도 떠났다. 서민아파트로 형성된 동네 주민간의 결속력 또한 약화됐다.

이런 모습에 마음 아파하던 허 회장은 우아1동 주민들간의 결속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엮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산을 좋아한 허 회장은 산악회 구성을 추진했다. 지역주민을 만났다. 하지만, 개인사업과 직장 관계 등으로, 허약해진 지역경제 탓에 주민들은 남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허 회장은 분리된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다시 묶고, 지역발전을 위해선 주민결손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명주골산악회를 앞세웠다.

그 결과 2012년 9월 우아1동의 옛지명 명주골을 따 ’명주골산악회’를 결성했다. 시작은 30여 명으로 출발했다. 산악회 첫 산행지로 지리산 둘레길을 택했다. 허 회장은 사비를 들여 관광버스를 동원했다. 그러나 버스에 오른 회원은 자생단체 회원과 지역구 도의원과 시의원, 동사무소 직원 등이 다였다. 지역주민의 참여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허 회장은 첫 번째 산행 이후 더욱더 주민들과 접촉횟수를 늘렸다. 그 결과 10월 산행(지리산 피아골)에는 자생단체 회원이 아닌 주민 6명이 합류했다. 이렇듯 명주골산악회가 매월 산행과 함께 주민접촉을 지속한 결과 6월 현재 회원수는 정회원 30명, 일반회원 130명 등 모두 160명으로 급증했다.

회원들이 지금까지 다녀온 산들은 남원 지리산을 비롯해 정읍 입암산, 전남 진도 첨찰산과 순천 조계산, 부산 금정산, 경남 거제도 포록산, 충남 홍성군 용봉산, 강원도 태백산 등 전국을 돌았다.

산행횟수가 늘어나면서 동네분위기도 달라졌다.

오영인 우아1동장은 “건강을 챙기는 산악회는 많지만 우리 동네사람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산행을 하는 산악회는 흔치 않을 것 같아요. 명주골산악회는 동네사람들끼리 가는 산행이어서 산을 오르내리며 주민들간에 도란도란 사는 이야기, 동네이야기 등을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산행이 거듭되면서 이웃들간에 서로 마음의 문도 열어 이제는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이제는 동네일이라면 모두 적극 나서주셔서 지역행정을 책임지는 동장으로서 참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명주골산악회는 현재 허홍석 회장을 중심으로 박길종·김명지 부회장, 그리고 회원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체크하고 돌보는 김동백 산악대장, 산악회 살림을 꼼꼼히 챙기는 김순옥·김광옥·김정옥·이우식 총무와 재무들. 모두가 명주골산악회 중심을 이루고 있다.



◆ 허홍석 명주골산악회장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 유럽 최고봉인 엘부르즈(5,642m), 히말라야 칼라파트라(5,550m),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쿠아(6,959m), 영원한 은둔의 땅 네팔 돌포(4,420m) 트레킹, 알프스산맥의 최고봉 몽블랑(4,807m) 트레킹, 중국의 영산인 천산(5,445m), 인류 최고의 오지 인도 나다크 등 그동안 무수한 산을 다녔습니다. 산행은 고행길이지만 많은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그래서 항상 산을 찾나 봅니다. 우리 이웃들에게도 산이 주는 참맛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해 산악회를 결성했습니다. 힘이 다하는 그때까지 우리 명주골산악회 회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명주골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허홍석 회장의 ‘산산산 찬미론’이다.

허 회장은 명주골산악회를 만든 산파로서 자부심과 우아1동 주민으로서의 자긍심 또한 대단하다.

“비록 시작은 힘들었지만 명주골산악회가 1년이 채 안된 지금 입소문을 통해 160명으로 성장했습니다. 명주골산악회의 특징은 지역주민 서로 다정한 마음을 나누고, 산행도 하지만 전주시민으로서, 우아1동 주민으로서 시정과 동정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의견을 자연스럽게 제시하는 시민상을 만드는 구심체가 되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행후에도, 일상생활에서도 명주골산악회 회원들간의 교류는 매우 활발합니다. 마치 모두가 한가족처럼 정을 나누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허 회장은 끝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내내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이웃들과 함께 산행을 통해 그 답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산이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성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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