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봄은 내친구
메주, 봄은 내친구
  • 노대주
  • 승인 2013.06.06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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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 주
쌍치초 2학년 노대주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오늘따라 할아버지 할머니가 바쁘다.

나는 왜 바쁜지
땡글땡글 눈이 뚫어져라 쳐다봤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바쁜 것은
바로 메주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메주를 만들고
할아버지는 창고에다 메주를 묶어 넣고 
바쁘다, 바빠!

나는 뚫어져라 지켜보는데
누난 그냥 이불 속에 누워만 있었다.

봄은 내 친구
상하초등학교 4학년 1반 이우리

봄은 싱그러운 계절이다. 겨울의 찬 기운을 어느 사이에 스르르 녹게 하고 마음이 밖에서 자꾸 뛰놀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새싹들이 빨간 흙에서, 밭의 구멍 뚫린 비닐사이로, 누렇게 시들었던 잔디사이에서도, 겨울내 죽었던 것으로 생각해던 교실 화분 사이에서도 쑥쑥 자라난다. 그리고 싱그러운 봄내음이 확 느껴진다.

나와 친구들은 운동장 그네 밑에 약간 파인 곳이나 풀밭에 겉옷을 벗어 깔고 눕는 것을 좋아한다. 그곳에 누우면 그네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면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좋고 따스한 바람이 좋다. 풀밭에서는 자연의 기운, 봄내음이 나의 몸속으로 스르르 들어온다. 씨앗들이 꽃이 되려고 힘을 내어 겨울을 나기 위해 입었던 코트를 벗고 나온다. 활기차게 나온다. 그러면 나도 덩달아 활기찬 마음이 되어 겨울옷이 봄옷이 되고 놀다보면 어느새 반팔이 된다. 봄은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싶어하는 내마음을 역시 잘 이해하는 친구가 된다.

우리집은 엄마아빠가 농사를 지으신다. 트럭에 커다란 물통을 싣고 봄내음이 가득한 밭에서 봄의 기운 먹고 잘 자라라고 황토를 갈아주고 골도 내고 물도 열심히 주시고 새싹들이 목말라하면 전봇대에 모터를 연결해 스프링클러로 분수구경도 하게 해주신다. 나는 어머니 아버지를 따라 일을 도와주러 가기도 한다. 봄나물도 잘 구별하고 잘 따기도 하는 나도 어엿한 꼬마 농부이다. 그럴 때마다 신선한 공기가 입속으로 들어온다. 음..... 아, 향긋한 봄내음. 그럴 때마다 나는 향긋한 봄내음을 눈으로도 맡고 코로도 맡고 상쾌해지면서 마음으로도 맡는다. 역시 시골이 좋다. 부모님이랑 같이 전주나 광주에 갈 때가 있다. 얼마 전에도 갔는데 자동차 매연과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봄내음이 코로 깊숙이 들어오기도 힘들고 맡을 수도 느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 시골에서는 사계절을 느낄 수 있고 또 봄은 다른 계절과 다르게 독특한 내음이 난다. 여름은 너무 더워 자연 내음보다는 우리의 땀냄새가 더 많이 나고 가을은 먹을 것이 많아서 과일냄새가 우리를 살찌게 한다. 겨울에는 추위를 이기게 하려고 고구마를 굽다보면 솔솔 구수한 냄새가 코를 확 잡아당긴다. 봄은 다르다. 봄내음은 마음이 즐겁게 하고 우리가 씩씩해지게 하고 뭔가 열심히 시작해 보고 싶다는 약속을 하게 한다. 그동안 겨울 때문에 웅크렸던 몸도 뛰게 만들고 마음도 붕붕 즐겁게 뜨게 한다.

이런 봄날 산위에 올라가 우리마을을 내려다보면 입이 나도 모르게 열려 “경치 좋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우리마을 상하. 역시 나의 고향이자 내가 자라고 있는 곳. 봄이 매년마다 나를 찾아와 친구가 되어주는 곳. 나는 봄과 함께 하는 자연과 함께 하는 나의 고장, 나의 시골 상하가 너무 좋다.

<심사평-유현상>
문장에서 보고 쓴 글과 듣고 쓴 글은 감동이 적습니다. 직접 체험한 글을 쓸때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래서 체험을 많이 하게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쌍치초 2학년 노대주 어린이의 ‘메주’ 동시에서 메주를 만드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을 잘 나타냈군요. 그런데 글은 남이 한 일보다는 내가 직접 한 일을 중심으로 써야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게 됩니다. 내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메주는 만드는 일이며, 도와드린 일이면 더 좋습니다.

상하초 4학년 이우리 어린이의 ‘봄은 내 친구’ 생활문은 시골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마음껏 담아보는 아름다운 곳이지요. 시골에서 자란 아이는 자연을 닮아서 아름답고 여유있고 평화로운 마음이 깃들어 있어 어른이 되어서도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며 살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상하를 살기좋은 곳으로 알리고 싶으면 다른 농촌 지역과 차이가 나는 상하만의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는 글이면 다른 시골보다도 상하로 올 것이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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