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비하 격분을 느낀다”, 전북조롱 논란 확산
“지역비하 격분을 느낀다”, 전북조롱 논란 확산
  • 최고은기자
  • 승인 2013.05.23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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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거꾸로 솟을 만큼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현수(45·전주시 인후동)씨는 최근 며칠 인터넷을 끊었다.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전라도를 겨냥한 비방글이 난무하면서 웹서핑하기 겁이 나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역 인터넷 뉴스를 검색해 읽다 보면 기사에는 내용과 관련없는 댓글 수십 개가 달리는데 대부분이 전북을 비하하는 글들이다”며 “ ‘전라디언이다’, ‘홍어 너희가 그러면 그렇지’ 등 특정 지역을 겨냥한 조롱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사이버공간을 중심으로 한 전북 비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 도민들의 격분을 사고 있다.

지역차별을 조장하는 막말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네티즌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23일 본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네티즌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다’, ‘소름이 돋는다’며 포털을 통해 확산하는 전북 조롱글에 대한 비난글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domin.co.kr나그네)은 “아침 기사를 보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차별받고 홀대받는 것도 서럽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 전북도민들의 가슴에 대못박지 마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Cliff는 “표현의 자유에도 책임이 있는 거다. 그들이 한 말들에도 모두 책임질 날이 올 거다”며 “언제든 자를 수 있는 꼬리일 뿐이므로 명심하라”고 비난을 높였고 아이디 김도형은 “정말로 충격적인 건 전라도를 홍어로 비유하는 이유가 5.18 민주화운동 때 돌아가신 분들의 시체 썩는 냄새가 홍어 냄새 같다고 하는 것이다.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북 조롱 글이 버젓이 성행하는 해당 사이트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해당 기사가 링크된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일베 사이트를 두고 때아닌 네티즌들의 격론이 펼쳐지기도 했다. 아이디 sira는 “어린 학생들이 그걸 보고 아무렇지 않게 그저 장난 식으로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무섭다”며 “해당 사이트가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날 해당 사이트는 여전히 전북 비하 글이 올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호남향우회로 달려보자’라는 제목의 글에는 ‘전북은 좀 빼라. 호남향우회는 광주전남이 다수이다.’라는 비하와 함께 얼마 전 도내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역시 남다른 범죄자들은 다 이쪽에서 나온다’며 조롱을 퍼부었다.

반면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이날 공지를 통해 “우리는 자유로운 의견의 표현과 풍자가 보장되며 정치적 성향에도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게시판 글에 대한 제한을 거부,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사이버 공간 내 무제한적으로 벌어지는 잘못된 군중심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진호 전북도의장도 “전북 비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일은 반드시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재우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기 어려운 사이트가 조장하고 있는 반호남 지역주의는 지역주의의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의 사이버 군중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며 “인터넷 공간상 의사소통의 익명성, 몰 개인화는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는 집단 정체성에 기반한 집단 간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사이트는 특정 지역을 비하 또는 조장한다는 논란과 관련해 이날 10시간 만에 모든 광고가 중단되기도 했다.

최고은기자 rhdms@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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