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감정의 출구(出口)를 만들어 주라
119. 감정의 출구(出口)를 만들어 주라
  • .
  • 승인 2013.05.14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이야기〕119. 감정의 출구(出口)를 만들어 주라

“뛰지 마!” “똑바로 앉아!” 어른들은 아이들의 육체적 행동을 제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부모의 말이 먹히질 않는다.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는 것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뛰며 움직여야 건강하다. 육체는 물론이고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이들의 움직임을 되도록 허용해야 한다.

아이들의 움직임을 허용하다 보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나 물건들이 망가지는 것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물론 소중한 물건을 아이가 망가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물건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을 앞서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지 못하면 감정적인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결국에는 공격적인 아이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부터 체육활동이 강조되어야 한다. 움직임이 많을수록 좋다. 책을 펴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걷기, 자전거 타기, 공놀이, 술래잡기 등과 같은 활동이 훌륭한 공부다. 만약에 아이 스스로 학교의 스포츠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싶어 한다면 적극 참여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학교 경영자나 교사들도 아이들에게 지금보다도 더 많은 체육활동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교의 사례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W초등학교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3일간에 걸쳐 “달팽이를 따라 함께 걸어요.”란 걷기대회를 했다. 부모를 초청하여 냇물이 흐르는 길, 호수를 끼고 도는 아름다운 길, 숲 속의 오솔길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아침 일찍, 학교 활동이 시작되기 전에 학교 운동장에서는 축구 스포츠클럽 학생들이 공을 차고 강당에서는 비만예방을 위한 춤을 춘다. 일과시간에는 스포츠 강사가 체육교과활동에 투입되고, 일과가 끝나면 각종 방과후 체육활동이 이루어진다. 모두가 아이들에게 충분하게 에너지를 방출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모들은 움직임을 통해 에너지를 배출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 자신을 위해 매우 유익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부모의 생활에 사소한 태클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이 점을 무시한다. 아이들이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긴다.

“뛰지 마, 제발 다소곳이 걷지 못하겠니?” “공부해야지. 무슨 스포츠클럽에 가입한다고 그래?” “제발, 똑 바로 앉아.” “그렇게 뛰다가 다리가 부러져야 정신을 차릴 거다.”와 같은 표현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감정의 표현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감정을 표현할 출구(出口)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도에 맞은 감정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감정이 순환되지 않는 것은 김이 배출되지 않는 압력밥솥에 계속해서 불을 지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야 하는 감정들이 표현되지 못한다면 그 아이의 정신은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가슴을 두드리며 소리 내어 우는 것을 당황해 하면 안 된다. 지금 아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적절한 감정을 코칭하지 못하더라도 아이에게 필요한 감정의 출구를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