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물 협력과 용담댐의 역할
지역 물 협력과 용담댐의 역할
  • 정성영
  • 승인 2013.05.09 22: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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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위기 - 세계적인 물 분쟁

2013년은 UN에서 정한 ‘세계 물 협력의 해’이다.

매년 심각해지는 물부족과 홍수 피해로 국가 간, 지역 간 분쟁과 갈등이 심각해지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선정된 주제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국가 간 공유 하천을 두고 물 분쟁을 겪는 사례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젖줄 나일강을 두고 이집트와 수단 사이에 국가적 물 분쟁이 발생한 일이 있었다. 이집트가 1958년 아스완댐을 건설하기 시작해 10만 명의 수단인을 이주시키면서 이집트와 수단 사이에 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결국, 1959년 두 나라가 ‘나일강 이용협약’으로 알려진 쌍무협정에 조인함으로써 양국 간 물 분쟁이 어느 정도는 해소되었다. 유프라테스, 티그리스강에도 물 분쟁이 있었다. 터키의 댐 건설로 인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물부족 현상이 야기되었는데, 1980년에 합동기술위원회가 열려 최소 유량을 보장하는 것으로 분쟁이 조정되었다. 이 최소 유량이 바로 하천유지용수에 해당되는 개념인데, 댐 건설로 인하여 하류지역 물 사용에 제약이 따르지 않도록 충분한 양을 흘려 보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건설된 농업용 저수지 등에는 이러한 개념이 적용되지 않았다.

▲국내 물 분쟁 사례와 다목적댐의 역할

물을 두고 갈등을 빚는 일은 하천을 공유한 국가들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내의 경우, 남강댐 물공급을 두고 경남과 부산시 사이에 물싸움으로 인한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물포럼코리아의 '우리나라 물 분쟁 사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물 분쟁 사례가 최근 10년간 52건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이러한 물 분쟁에 전북도 예외는 아니다.

용담댐 건설을 두고 금강을 공유한 인접 지방자치단체 간 물 갈등이 있었고 아직도 앙금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원이 부족한 전라북도의 지역적 특성 탓에 금강 상류에 댐을 지어 물을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유일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댐 건설로 확보된 수량의 배분을 두고 지역 간 이견이 있었다.

댐이 준공된 이후에도 갈등으로 인해 상당기간 정상적으로 담수를 할 수 없기까지도 했다.

하지만, 협의회를 조직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하여 지혜롭게 물을 나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껏 이런 평온히 단순히 협의 하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물이 풍부할 때는 평온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가뭄이 들어 물이 부족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다시 분쟁이 일어 날 수밖에 없다.

잠재된 물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게 하려면 댐 운영의 묘미가 필요하다. 물 사용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해 주어야 하며, 동시에 홍수도 조절해야 한다. 지역간에 공연한 감정싸움이 일지 않도록 물공급과 홍수조절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기 위해 용담댐이 티 내지 않고 묵묵히 그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역 물 협력과 용담댐의 역할

오래전 농촌에는 ‘물꼬 싸움’이라는 것이 있었다. 봄철 한창 가물 때 자기 논에 조금이라도 많은 물을 대려고 밤새워 물꼬를 지키다 옆 논 주인과 실랑이도 벌이고 심할 때는 몸싸움이 크게 일기까지 했다. 용담댐을 두고 지자체 간의 수량 배분이 협의가 이뤄졌다 할지라도 심한 가뭄이 들거나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 평온은 깨지기 쉬운 유리잔과도 같다. 지금껏 평온함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이면에는 댐 운영자의 드러나지 않는 고뇌가 숨어 있다.

틱낫한 스님이 “한 송이 꽃은 남에게 봉사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할 필요가 없다. 오직 꽃이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용담댐도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 지역사회의 보물로 각인될 수 있었으면 한다.

정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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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afrog 2013-05-31 17:05:19
물의 운영에 대해, 심각한 고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글입니다.
용담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