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갑을관계
뒤바뀐 갑을관계
  • 권동원기자
  • 승인 2013.05.09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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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양유업 사태로 갑을관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계약서상에 계약자들을 단순히 갑과 을로 지칭하는 별 의미 없는 단어이나 현실에서는 갑은 강자, 을은 약자의 입장에 처하게 된다.

일반적 상거래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갑을 관계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중앙부처와 산하기관들이 갑을 관계로 공생하며, 갑은 각종 권한과 예산으로 을을 쥐락펴락 하고 있다.

그러나 진안군에서는 군청과 산하기관 사이에 고질적인 갑을 관계가 없어 보인다.

진안군은 홍삼산업 육성을 위해 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과 홍삼연구소를 설립하고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홍삼업무를 담당하는 아토피전략산업과와 사업단, 연구소와의 관계를 지켜본 기자는 힘있는 갑과 이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을의 관계를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뀌거나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를 두고 진안군은 산하기관과 가장 선진화된 갑을 관계를 유지한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러나 기자의 시각에는 진안군청 공무원들의 직무유기이며, 좀 더 깊은 곳에서 보면 보신을 위한 복지부동으로 보였다.

얼마 전 기자는 홍삼부서에 연구소와 사업단이 펼치는 사업에 대해 질문했다. 일반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교류가 없으며, 보고도 받지 않는다는 답변이었다.

연구소와 사업단은 진안군이 직접 설립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 지도, 감독의 권한이 있는데도 사업방향이나 추진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확인이 없는 실정이다.

공무원이 지도, 감독 권한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 권한에는 의무가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어 보였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지 갑을 관계에서 오는 병폐라 할 수 없다. 진안군청은 왜 산하기관 관리 감독하지 않을까?

무능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공무원들인지, 아니면 갑을 간 힘의 균형이 뒤바뀌었는지 궁금하다.

공무원은 철밥통으로 불리지 않은가. 다소 무능해도 소신을 가진 공무원을 기다려 본다.

진안=권동원기자 kwondw@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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