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부신시가지 불법주차 천국’…대책 없나
‘전주서부신시가지 불법주차 천국’…대책 없나
  • 왕영관
  • 승인 2013.04.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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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대표적 신흥개발지역인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일대가 불법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운전자들과 주민들 사이에 ‘언제 어디든 차를 세워도 상관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일반화하면서 불법 주정차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얻은 지 오래다.

이 때문에 4차선 도로가 2차선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불법 주정차로 인한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빈번하다.

특히 이면도로 등 비교적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는 퇴근 무렵부터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차량 한대가 간신히 지날 정도인 경우도 많다.

이에 신시가지 일대 불법 주정차 실태 및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책을 알아봤다.

▲전주 서부신시가지 주차 전쟁 중

서부신시가지는 중심 대로변에 상가건물들이 속속 건립되면서 금융기관과 병의원, 음식점, 은행 등이 하루가 다르게 입점하거나 입점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에 하루 유동인구도 수 천명에 달하고 있어 주차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6일 오후 6시30분, 서부신시가지 내 도로 곳곳은 불법 주차 차량으로 발 디딜 틈 조차 없이 메워지고 도청 앞 좁은 도로마다 차들이 위험하게 주차돼 있다.

음식점이 밀접해 있는 도청 건너편은 코너를 도는 길목까지 차가 세워져 후속 차량이 곡예 운전을 하기도 한다.

로자벨시티 신축건물 뒤 2차선 도로는 밤 8시가 넘어서자 불법 주차마저 할 수 없는 포화상태를 이루며 차량 한대조차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주차할 곳을 찾느라 주차장을 3바퀴 이상 빙빙 도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인근 음식점들의 주차장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이로 인해 차량운전자들은 물론 이들 지역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인 김모(36)씨는 “이곳을 지나려면 도로에 주차해 놓은 차들 때문에 운전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사고의 위험마저 안고 있다”며 “공용주차장은 인근 식당들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무용지물이고 밤만 되면 불법주차 차량으로 1차선 이용도 어려울 정도”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불법 주정차 근절되지 않는 이유

서부신시가지 일대가 불법 주정차 천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이유는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주차예절 부족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주차장의 수용능력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상업시설임을 감안해 택지개발 단계에서부터 해당지역에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해야함에도 전주시가 이를 외면해 결국 주차 대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제 서부신시가지 중심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에 건축물이 100% 입주할 경우, 주차수요는 1만5천758대임에 불구하고 부설주차장과 공영주차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주차대수는 1만1천724대에 불과하다.

특히 하루 유동인구가 수 천명에 달하는데도 공영주차장 19곳의 주차대수는 677면밖에 되질 않아 주변도로는 갈수록 불법주차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관할구청의 단속인원이 부족한 것도 불법 주정차를 양상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완산구청이 이 지역에서 운영중인 불법 주정차 단속조는 단 1개조에 그치고 있다.

1개조 총 3명의 인원이 서부신시가지 전 지역을 모두 관할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낮 시간에만 움직이기 때문에 불법주차가 극성을 부리는 밤시간대에는 실질적인 단속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이용객들이 공영주차시설의 절대부족으로 마땅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도로상에 불법주정차를 하기 일쑤인데다 단속인력도 부족해 도심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불법 주정차 해소를 위한 주차장 확보 노력

서부신시가지 내 주차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효율성 있는 주차장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의회 박진만 의원(효자4동)은 전주시가 서부신시가지 상업지역 내 9개소의 공영주차장을 입체화해서 2천22대의 공용주차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2천417대의 주차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시는 최근 6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부신시가지 중심상업용지 내에 위치한 미관(근린)광장 2개소(효자동 3가 1533-13번지 외) 5천96㎡의 지하에 각각 80대씩 160면의 지하주차장을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시가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미관광장에 지하주차장을 조성한다는 것은 서부신시가지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은 주차 대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정차 단속인력 증원 및 상시 계도 홍보활동 ▲기계식 주차장 건물 확보 ▲15m 이상 도로변 노상 유료주차장 설치 ▲동전을 활용한 코인 주차비 적용 등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시가 신규 토지를 매입해 이번 계획과 같은 160대의 주차장을 확보할 경우를 전제로 3.3㎡당 800만원씩 부지를 매입해서 주차 빌딩을 짓는다 해도 30억원 정도면 가능한데도 굳이 63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면서 이용빈도와 관리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하주차장을 짓겠다는 계획에 문제가 있다”며 “시가 교통량 증가 및 신시가지 형성에 따른 불법 주정차 문제 해결을 위해 현실적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영관기자 wang3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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