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치 파워포인트]<3> 민주의 번뇌와 전북안심포럼
[전북정치 파워포인트]<3> 민주의 번뇌와 전북안심포럼
  • 박기홍기자
  • 승인 2013.04.24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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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지세력, 큰 그림 고민 시작?

#1: 4.24 재보선 결과가 나오며 안철수 후보 지지세력인 전북안심포럼의 움직임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안심포럼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심포럼의 회원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약 480명. 당시 시·군 조직은 규합하지 말자는 취지였기 때문에 4.24보선 이후 안철수 바람이 불면 불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시·군 조직까지 갖춰질 경우 어느 정도로 세가 확산할 지 민주당도 관심사로 남겨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안 후보 측과 보조를 맞춰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안심포럼은 작년 말 대선 직후 안 전 교수가 출국한 뒤 별도의 정례 모임을 갖지 않았지만 포럼 자체는 해산하지 않고 유지해왔다. 전북안심포럼은 향후 안 후보의 정치적 행보와 함께 지역에서도 별도의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여 주목된다.

#2: 민주통합당 도당 대의원대회가 열렸던 지난 20일. 행사장인 전주교대 황학당 주변에선 안철수 얘기가 쏠쏠하게 들렸다. 민주당 행사에 장외 인물 얘기가 오간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요지는 안철수 신당이 뜨면 내년 지방선거는 술렁이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마이크를 잡은 최규성 의원은 “안철수 신당이 생기면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강한 민주당으로 나가야 한다. 모두 단결해서 전북 현안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당위원장에 재선출된 이춘석 위원장도 “내년 지선의 깃발을 조기에 올릴 것”이라고 수락연설을 이어갔다.

이렇듯 4.24 재·보궐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민주통합당의 텃밭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전북의 지방선거는 그동안 민주당 후보와 일부 무소속 후보와의 양자대결이었다. 하지만 내년 상황은 달라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서울 노원병 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전북의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독주체제인 야권이 안풍의 변수로 빨려들어가며 새로운 판을 짜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3: 다양한 변수가 작동하면 정치판의 스펙트럼도 세분화한다. 전직 한 도의원은 “안 후보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한다면 민주당엔 긴장감을 주게 될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 긴장이 모두 독(毒)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막대기만 내리꽂아도 당선된다는 텃밭론이 통하지 않게 되면 민주당이 주민과 현장 속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쇄신에 나설 것이란 말이다.

일단 민주당은 “봄바람에도 넘어질 수 있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합동연설회도 너무나 조용하게 치르고 있다. 예전같으면 시끌벅적했던 ‘4.20 전북 합동연설회’도 차분히 진행돼 “너무 조용한 것 아니냐”는 당내 걱정의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전북지역의 한 당원은 “대선 패배를 의식해 낮은 포복을 취하는 것도 좋지만 이게 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주당 텃밭의 4월은 이렇게 번뇌와 몸조심으로 ‘잔인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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