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치 파워포인트]<1>전북 정치권 대세에 편승?
[전북정치 파워포인트]<1>전북 정치권 대세에 편승?
  • 전형남기자
  • 승인 2013.04.22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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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책임론 명분 있겠다...좋은게 좋아"

정치는 이면을 봐야 알 수 있다. 수많은 에피소드를 결합하고 행간을 분해해야 이해할 수 있다. 수학 공식이 통하지 않는 게 정치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지역의 움직임을 ‘전북정치의 파워포인트’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1> 전북 정치권은 대세 편승?

민주통합당 5·4전당대회를 앞둔 전북 정치권은 비주류 김한길 후보의 대세론이 장악하고 있다. 정치 역사의 시계바퀴를 1년 전, 아니 불과 몇 개월 전으로 되돌리면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다. 김 후보는 도 정치권과 특별한 인연도 없고 정치적으로 배척 대상이었다.

전당대회를 앞둔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정치는 움직이는 살아 있는 ‘생물’ 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궁핍하게 가져다 붙일 수밖에 없다. 전당대회 이전까지만 해도 김한길 후보의 독선적인 캐릭터와 과거 민주당 탈당의 전력을 문제 삼았던 것이 도 정치권 이었다.

지난해 6월 전당대회 당시 김 후보를 지지했던 도 정치권 인사는 전무했고,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과 지난 19대 총선 당시 전북은 친노 진영의 선봉 역할을 했다. 불과 1년 전인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을 받기위해 총선 후보들은 앞다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했다.

총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과 인연과 관련해 프로필을 내세울 경우 지지율이 5%이상 상승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담은 대형 현수막이 전북 곳곳에 물결쳤으며 일부 후보들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신경전이 오갔다.

그랬던 전북 정치권이 이번에는 친노의 노란색깔을 지우고 친노그룹과 대척점에 있는 김한길 후보를 지지하는데 성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180도 변신한 도 정치권의 분위기 해석을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정치 공학 해법 풀이가 필요하다.

우선 도 정치권은 계파색이 엷어 정치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변신하고 움직일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정 계파의 냄새가 적은 만큼 정치적으로 구속되고 재단되지 않아 본인들의 생각이 곧 정치적 선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대세에 민감한 도 정치권 특성도 한때 친노진영의 두터운 성 이었던 전북 지형이 일시에 뒤바뀐 이유가 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전당대회 당시, 도 정치권은 당시 대세였던 한명숙 후보를 선택했고, 이후 6월 전당대회 때는 이해찬 후보를 쫒았다.

지역 여론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고 “좋은 게 장땡”이라는 정치적 안전주의 성향도 5·4전당대회를 앞둔 전북 정치권내 예상치 않았던 김한길 후보의 돌풍이 불어 닥친 이유가 됐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 후 도내 지역은 친노 책임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여론조사 결과는 사실상 민주당에 사형선고를 했다.

도내지역의 이같은 정서 변화는 대선 패배 이전까지만 해도 개혁, 혁신을 주창하고 가슴에 노 전 대통령를 새겨 넣었던 도 정치권이 한때 ‘보수파’, ‘배신자’로 간주했던 김한길 후보를 지지하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 특히 도 정치권의 김 후보의 지지는 대선 패배에 대한 주류 책임론을 제기했다는 정치적 명분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5·4전당대회에서 정치적 승리를 줄수 있는 안전판의 실리를 챙겨 주고 있다.

서울=전형남기자 hnjeon@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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