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고마운 친구에게
봄비, 고마운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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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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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봉동초 4학년 장태영


따르릉따르릉

봄바람이 전화했어요.

봄비가 곧 올거라고

움츠린 내 몸이

날마다 봄을 기다리고 있어요

새싹은 목이 더 늘어졌겠지만

나뭇가지는 새 옷을 기다리고

농부들은 풍년을 기다리며

봄비가 어서 내리기만 기다리네

봄비야 빨리 내려다오

인기가 너무 좋아

여기저기 돌보느라 늦겠지만

오늘밤 소리 없이 내려다오

고마운 친구에게

옥천초등학교 2학년 1반 김진석


내 짝꿍 도현아, 안녕?

오늘 하루도 즐겁게 잘 보냈니?

어제는 비가 왔는데, 오늘은 날이 따뜻해서 뛰어 놀기 참 좋았다. 그렇지? 학교가 끝나고 내가 합기도 학원 차를 기다리는 데 도현이 네가 날 기다려 줬잖아. 우리는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았어. 씽씽 미끄럼틀도 타고, 하늘 높이 그네도 타고 말이야. 네가 내 그네를 밀어줄 때는 너무 갑자기 높이 올라가서 사실 조금 무섭기도 했어. “ 도현아, 천천히 밀어!” 라고 외치는 나에게 넌 “ 걱정 마, 내가 잡아줄게. 그리고 넌 합기도 다니잖아. 그럼 씩씩해야지. 겁쟁이야?” 라고 말했지. 난 겁쟁이가 되기 싫어서 꾹 참았어. 그래도 네 덕분에 재밌게 그네를 탄 것 같아.

우리 놀이터에서 제일 재밌는 놀이기구는 난 지구본 같다. 넌 어떻게 생각해? 조금 타다 보면 머리가 어지러운데, 네 얼굴이 휙휙 지나가서 웃겼어. 꼭 기차 같아. 마지막에 지구본을 멈추다가 무릎을 조금 긁혔는데, 순간 “ 지구본을 탈 때에는 자신의 속도를 잘 유지해서 타야지, 그렇지 않으면 튕겨나가거나 끌려가서 다칠 수가 있어요.”라고 말씀하신 선생님 얼굴이 떠올랐어. 말을 안 들어서 내일 혼나는 건 아닌 지 걱정이 되었어. 내일 학교 가서 선생님께 이르지 않을 거지? 왜냐하면 너도 그네 세게 밀었잖아. 나도 고자질 안할게. 약속!

한참을 그렇게 신나게 놀았는데도 기다리는 합기도 차는 오지 않고, 하늘에서 비가 내렸어. 우리는 막 뛰어서 놀이터 가까이에 있는 유치원 건물 처마 밑으로 갔어. 비가 멈추길 기다렸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손바닥으로 만져보니 시원하더라. 우린 또 장난기가 발동해서 내리는 빗물을 가지고 물 튀기기 놀이를 했지.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비가 다 찰 때까지 기다려서 다 차면 서로를 향해 뿌렸어. 그런데 내가 너무 심했나 봐. 네가 갑자기 젖은 옷을 보더니 울어버렸어. 어찌나 미안하던지, 내가 네 손보다 조금 커서 빗물을 더 많이 담았나 봐. 엄마한테 혼날 거라고 걱정하는 널 보니 나도 슬슬 걱정이 되더라. 다행히 난 집에서 엄마한테 안 혼났는데, 넌 어떻게 됐니? 궁금하다.

그런데 비는 멈추지 않고, 하늘은 어두워지고, 합기도 차는 안 오고 난 갑자기 무서워졌어. 눈물이 자꾸 나오더라. 울먹이는 날 위해 도현이 네가 “괜찮아, 내가 더 같이 있어 줄게” 라고 말해줬어. 너무 고마웠어. 우리는 조금 기다리다가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했어. 엄마가 데리러 오셨어. 합기도 차가 나를 깜빡했대. 오늘 처음 가는 날이었거든. 비록 어제는 합기도를 못 갔지만 도현이 네가 나와 함께 있어서 즐겁고 고마운 날이었던 것 같아. 나도 도현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 줄 수 있는 멋진 친구가 될게. 고마워,

도현아. 우리 앞으로도 더 사이좋게 지내자.

그럼 안녕.

꽃이 활짝 핀 봄에

너의 친구 진석이가

<심사평>

문장에서 외래어나 외국어를 섞어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한글이 얼마나 아름답고 과학적인 글자입니까. 우리 한글 사용이 바로 우리 민족의 향이 나는 글이 되는 것입니다.

봉동초 4학년 장태영 어린이의 ‘봄비’ 동시에서 새싹과 새 옷을 보고 싶어하는 태영 어린이의 간절한 마음 이해가 갑니다. 겨울동안 강추위 속에서도 죽지 않고 참고 견디어 새싹을 피우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어서 봄비를 얼마나 기다리겠는가 알겠어요. 언제, 어디서 내가 봄을 기다는 봄인지 궁금합니다.

옥천초 2학년 김진석 어린이의 ‘고마운 친구에게’ 편지글은 친구와 같이 지내다 보면 서로 말다툼이 있어 싸우다가 놀고, 놀다가 싸우면서 서로 이해하고, 서로 아끼면서 지내게 됩니다. 또한 서로가 안보면 보고 싶고, 보고 있으면 싸우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친구입니다. 친구끼리도 내 생각만 한다면 맨 날 싸우기만 합니다. 진석이 주위에는 친구가 많을 것 같아요 친구를 이해해주는 마음이 넓어서요. 이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마음씨가 아름다워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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