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1총선, 그 후 1년
4. 11총선, 그 후 1년
  • 박기홍기자
  • 승인 2013.04.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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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의욕만 앞세운 여야 정치권

 오는 11일이면 19대 국회에 출범한 작년 4.11총선 1년을 맞는다. 초선 6명 배출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불러온 19대 국회는 지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 가운데 의욕을 앞세운 초행길 1년을 숨가쁘게 달려왔다.

새누리당은 도내 11석 중 1석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같은 해 연말의 대선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쓰면서 외연 확대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고, 민주통합당은 9석을 건지며 텃밭의 체면을 살렸지만 큰 선거에서 패배해 지금까지 책임론에 휘말려 있다. 여야의 ‘정치 풍향’에 희비의 쌍곡선이 수시로 엇갈렸고, 이 과정에서 위기를 기회로 살리지 못한 전북 정치권의 무기력증은 깊어갔다.

새누리당은 전주 완산을에서 정운천 도당위원장이 한때 민주당 후보인 이상직 현 의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지만 여의도 입성엔 실패했다. 정 위원장은 “외발통 시대로는 전북의 미래를 열 수 없다”고 주창하며 18대 대선에서 전북 30% 지지율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 새누리당은 한때 전북 지지율 20%를 유지했지만 막판까지 고수하지 못해 13.2%에 그쳤고, 과욕이 되레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당(黨)-정(政)-청(靑)의 첫 인선에서 전북은 소외됐고, 다시 호남의 변방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승리의 축포를 터뜨리자마자 대선 패배의 시련을 맞았다. 총선 과정에서 당 지지율이 50% 이하로 뚝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던 민주당은 민심이반의 심각함을 새삼 느껴야 했다. 조직을 가동하고 화력을 총집중한 결과 초선 6인방을 포함한 9석 확보에 간신히 성공했다. 총선 살얼음판을 걸었던 민주당은 변화와 혁신의 고삐를 죄었고, 정동영·정세균이란 걸출한 슈퍼스타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주민들과 스킨십도 늘려갔다.

한 보좌관은 “지각변동에 비유할 세대교체에 성공했지만 중앙 정치무대의 스펙 부족이 항상 문제로 제기됐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역대 국회보다 훨씬 더 열심히 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국가예산 5조8천억 원 풍작 등은 이 과정에서 거둔 열매다. 하지만 민주당은 연말 대선에 패배했고, 책임론을 묻는 민심의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민주당은 전북에서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불신도 고조됐다. 최근엔 도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중진과 초선의 갈등이 노출되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19대 총선 1년을 맞는 올 4월,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모두 전북 정치권의 위상 추락을 걱정하며 ‘혼돈의 1년’ 결산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정운천 도당위원장은 “조직개편과 당원 배가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등 힘있는 집권여당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유성엽 민주당 의원(정읍)은 “전북 정치가 너무 위축되고 약화됐다는 지역민들의 우려가 너무 크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것도 위상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야 모두 자칫 잘못하면 전북 정치권이 외딴섬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하루빨리 분열의 정치를 접고 소통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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