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대머리(남성형 탈모)
98. 대머리(남성형 탈모)
  • 김상기기자
  • 승인 2013.04.08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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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 대머리에서 탈출한 30대 초반의 남성
머리카락은 단순히 두피를 보호하는 것 외에도 사람의 인상과 매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미적 기능을 가진다. 따라서 탈모가 생명에 위협을 주는 중병은 아니지만 좋은 인상과 자신감을 해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여자들이 세월이 갈수록 늘어나는 얼굴의 주름, 기미 등에 신경을 쓴다면 남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아마도 갈수록 넓어지는 이마와 속이 훤히 들여야 보이는 정수리가 아닐까?

우리나라 여성들이 연애나 결혼상대로 기피하는 1순위가 돼 버린 ‘대머리’가 과연 왜 생기며, 어떻게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해 알아보자.

◇탈모질환, 대머리(남성형 탈모)란? 

남성형 탈모 혹은 유전안드로겐탈모증은 가장 흔한 탈모증의 하나로 일반들에게는 ‘대머리’로 잘 알려져 있다.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에서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의 영향으로 앞머리와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보다는 가늘어지는 것이 문제인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하므로 본인도 모르게 환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병이 심해지면 점점 이마가 점차 넓어지고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가늘고 짧아져 매끈하게 훤히 들여다보이게 된다.

이른 시기에 탈모가 생기면 나이 들어 보여 외적인 매력이 반감될 뿐 아니라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위축돼 대인 관계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탈모질환의 원인?

대머리가 생기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적인 배경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다. 정확한 유전양상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양친부모 중 한 명이라도 탈모가 있다면 자녀도 대머리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모든 탓을 돌릴 만큼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양친부모가 대머리라고 해서 자녀도 반드시 대머리가 생긴다는 것도 아니다. 가끔 ‘가족 중에 대머리가 전혀 없다’고 항변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이는 나이든 아버지의 증상이 심하지 않아 탈모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나 혹은 실제 가족력 없이 발병하는 경우일 수 있다.

유전과 더불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도 대머리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스트레스나 음식, 두피의 불청결 등 외부 환경적인 요인들과의 관련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대머리의 발생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징후 및 단계별 진행양상

1) 두피의 앞부분과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짧아짐 
2) 이마선이 점점 뒤로 밀려나고 정수리 부위의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임 
3)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고 힘이 없어지면서 가슴 털과 수염이 굵어짐
4) 하루 동안 빠지는 머리카락이 대략 100개 이상
5)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머리카락은 50~100개 정도 잡아 당겼을 때 3개 이상이 빠짐 
6) 두피가 심하게 가렵거나 통증(화끈거림)을 느낌

◇치료방법

확실한 효과가 입증된 치료방법으로는 먹는 약, 바르는 약, 모발이식수술이 있다.

먹는 약으로는 5α-환원효소억제제, 바르는 약으로는 미녹시딜이 있다. 5α-환원효소억제제는 대머리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감소시켜 탈모의 진행을 억제한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물로 1일 1정을 복용하면 된다.

미녹시딜은 혈액순환 및 영양공급에 영향을 미쳐 모발의 성장을 돕는 약물로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남자의 경우 5% 용액을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의 두피에 1일 2회 도포한다.

일반적으로 먹는 약의 효과가 바르는 약보다 좀 더 우수하고 둘을 병용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약물에 의한 발모효과를 보려면 최소 3~6개월 이상의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약물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탈모가 심한 경우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모발이식은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의 모발을 탈모부위에 옮겨 심는 방법으로, 1회 당 보통 3000~4000모 가량의 모발을 이식하게 된다.

이식한 모발은 영구적으로 탈모가 일어나지 않지만 기존 모발은 탈모가 계속 진행되므로 수술 후에도 꾸준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최근 두피모낭주사나 레이저 등을 이용한 다양한 치료법들도 소개되고 있으나 효과의 개인차가 큰 편이다. 다만 기존 방법들과 병행해 보조적으로 활용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대머리의 치료는 모낭이 어느 정도 살아있는 초기 단계에서 시작할수록 효과적이므로 대머리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병의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대머리에 관한 잘못된 오해와 진실>

▲ 전북대병원 피부과 모발이식센터 박진 교수
1)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 No!

대머리인 사람과 아닌 사람의 안드로겐 양은 차이가 없다. 대머리를 유발하는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기능과 무관하다.

2) 대머리에는 검은콩이 특효다? No!

검은콩을 비롯한 블랙 푸드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물질이 다량 포함돼 대머리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이미 발생한 대머리를 치료해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발의 성장에 필요한 대부분의 영양소들은 균형 잡힌 식단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3) 여자는 대머리가 안 생긴다? No!

여성도 대머리가 있으며 여성의 대머리를 흔히 여성형 탈모라고 한다. 남성과 달리 앞머리 이마선은 대게 유지되며, 매끈한 탈모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4) 한방샴푸 등 탈모방지샴푸들이 대머리치료에 큰 효과가 있다? No!

샴푸는 두피의 청결을 주목적으로 하는 의약외품으로, 탈모치료에 효과적인 의약품과는 차이가 있다. 탈모방지샴푸에 포함된 소량의 성분들이 모발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으나 대머리에 대한 치료효과는 의약품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5) 빗으로 두피를 두드리거나 두피마사지를 하면 치료가 된다? No!

두피의 자극 및 마사지가 두피의 혈액공급을 촉진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한 발모효과나 대머리가 치료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미약하다. 오히려 날카로운 빗 등으로 두피를 자꾸 자극하다보면 두피가 점차 딱딱해질 뿐 아니라 두피에 흠집을 내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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