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궁화 동산’이 위험해요
일본 ‘무궁화 동산’이 위험해요
  • 이성식
  • 승인 2013.04.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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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공무원 및 자원봉사자 10여명과 함께 지난 3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무궁화자연공원과 고마진자(高句麗神社고구려신사)와 성천원(聖天院)에 다녀왔다. 일본 사이타마껭 찌지부군 민나노ㅉㅛ에는 10만평에 10만여 그루의 무궁화나무가 심어져 있는 무궁화 자연공원이 있다. 대한민국에 최대 규모의 무궁화동산을 조성한 완주군 임정엽 군수와 일본의 무궁화 자연공원 대표 하세가와 노부에씨가 2011년 MOU를 체결한 이후 한일 양국을 오가며 봉사활동을 통한 무궁화 사랑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이 무궁화 자연공원이 운영자금 연간 2억여 원 정도 부족으로 고 윤 옹의 가족들이 무궁화 공원을 일본 지자체에 기부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어서 안타까운 사연이다.

일본 땅에 대한민국의 국화인 무궁화동산을 누가 왜 조성했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고 윤병도(尹炳道)옹이다. 거제도가 고향인 그는 18세 때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국땅에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근면 성실함으로 막대한 경제적 성공을 이루었다. 경제적 부를 갖춘 그가 남긴 업적은 바로 일본 땅에 무궁화 자연 공원을 조성하고 고구려의 혼이 깃든 고마진자 부근 성천원에 재일 교포들을 위한 위령탑을 세우는 일이었다. 그는 1976년부터 26년간 한국에서 무궁화 나무를 가져다가 일본에 50여종 10만여 그루의 무궁화 자연공원을 조성하였다. 고구려 약광왕(若光王보장왕의아들)과 고구려 유민들이 모여 살았다는 사이타마껭 히타까시의 고마산(高麗山)에 사비를 들여 재일교포를 위한 위령탑을 건립하였다.

무궁화 자연공원에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사람은 고 윤병도옹의 부인과 따님인 하세가와 노부에씨 그리고 힙뽀 페밀리 클럽 회원들이었다. 지난해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 때 만난 얼굴들이라 더욱 반가웠다. 무궁화 자연공원의 문예관(文藝館)에서는 무궁화 압화(押花) 체험과 주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공연장으로 쓰이고 있어 일본 속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3월말 아직 바람이 차갑지만 완주군의 자원봉사자들은 ‘나라꽃 무궁화 큰잔치’에서 대통령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김순철씨(고산면양아리)의 지도를 받으며 열심히 무궁화나무 전지작업을 하였다. 먼 길을 왔으니 피곤할 거라며 이제 좀 쉬라는 관리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성껏 무궁화나무들을 돌보았다.

다음날 우리 자원봉사단이 방문한 곳은 고마진자(高句麗神社)와 성천원이다. 한글발음 고구려신사 이름만으로도 한국과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호기심을 자극한다. 고마진자 입구에는 우리나라 마을 어귀에 서있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의 장승이 고향 사람들을 맞이하듯 반가운 표정이다. 고마진자 경내에는 고구려 왕족인 약광왕의 생가가 잘 보존되어있다. 일본에서 무연고로 살다가 생을 마감한 재일 교포들을 위해 매년 9월 1일 위령제를 지낸다는 성천원 위령탑 앞에서는 마음도 숙연해진다. 위령탑이 위치한 고마산 윗부분에는 우리 배달민족의 할아버지이신 단군왕검의 동상이 모셔져 있다. 단군왕검 동상 아래로는 백제시대 일본에 유학을 전파한 왕인박사의 동상이 있다. 그 외에 광개토대왕 신사임당 정몽주 무열왕 등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한 인물들의 동상이 즐비하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보다도 우리 민족의 뿌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장소이다.

고 윤병도옹은 2008년에는 그분의 고향 거제시에도 60억 원 상당의 부지를 기증하여 공원을 조성하였다. 그는 2010년 9월1일 80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그해 10월 18일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 이국땅에서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대한민국의 민족혼을 일깨우는 사업에 투자한 고 윤병도옹 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이다. 그러나 슬픈 소식은 무궁화 자연공원 운영자금 연간 2억여 원 정도가 부족하여 무궁화 공원을 일본 지자체에 기부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란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이제는 우리 오천만 단군의 후예들이 일치단결하여 일본 속의 무궁화동산을 길이 보존해야 할 것이다. 무궁화동산과 성천원 고마진자를 활용하여 한일 양국의 우의를 돈독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계와 관광업계에서는 학생들이 이곳을 탐방할 수 있는 여행상품 개발을 적극 권장한다.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일본속의 무궁화공원과 성천원 고마진자를 찾아가서 윤병도옹의 조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몸소 체험하고 애국애족의 인생관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성식 /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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