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님’의 ‘와타나베 부인’ 따라
‘김 여사님’의 ‘와타나베 부인’ 따라
  • 선창균
  • 승인 2013.03.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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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わたなべ)’는 한국의 김氏, 이氏, 박氏처럼 일본의 흔한 성(姓)중의 하나이다.

때는 과거 일본의 10년 장기불황(1991~2002년) 시대로 거슬러 간다. 장기불황과 함께 은행의 低금리를 배경으로 2000년 무렵부터 일본 가정(家庭)의 재정을 담당하는 일본 주부들은 낮은 저축이자에 실망하여 일본을 벗어나 해외로 투자 기회를 찾아 나섰다.

이들이 엄청난 규모의 국제 금융거래를 일으키며 외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까지 성장하자 글로벌 외환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기 시작했고 그들을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일본의 와타나베(Watanabe)부인처럼 자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해외투자를 나서는 층을 일컬어 미국에서는 스미스(Smith)부인, 유럽에서는 소피아(Sophia)부인, 중국에서는 왕(王)씨 부인, 홍콩에서는 푸타이(富太)라고 불리고 있다.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예금의 메리트가 적어지고 상대적으로 高수익을 쫒아서 돈이 움직이는 것은 경제적인 논리상 무리가 없는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일본의 예금금리가 어느 정도일까?

지난주 일본 금융기관의 특판예금 유치를 위한 홍보물을 본적이 있다. 은행의 특판예금 제시금리가 1~3년은 년 0.3%, 5년은 년 0.35%를 제시하고 있었다.

2010년 당시에는 1년짜리가 년 0.1%, 3년 예금이 년 0.15% 수준이었으니 최근에는 당시와 비교하면 3배 가까운 금리다. 더욱이 일본은 예금에 대한 이자소득세는 40% 정도로 절반 정도가 세금이다. 우리나라의 15.4%에 비교하여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일본은 1990년대 후반에 사실상 '제로금리'로 들어갔다가 2000년대 초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가 더욱 악화되자 다시 초저금리로 돌아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IMF시절 20%대의 고금리를 경험한 이후 급격한 저금리로 접어들고 있다. 국고채권(3년)금리는 2002년 말 5.1%, 2009년 말 4.4% 수준이었고, 최근에는 2.6%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長期예금 유치에 중점을 두었던 은행들이 최근에는 1년 단위 예금을 더 선호하고 있다.

즉, 향후에 금리가 지금보다도 더 낮아질 것을 전망하고 장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해야 하는 장기자금 유치에 소극적인 것이다.

우리에게도 장기적인 저금리환경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은 이러한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의 방향을 자국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브라질채권/멕시코채권/터키채권/인도채권을 포함하여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채권의 경우 양국의 조세협정에 따라 높은 이자소득(년 10%)에 대해 양국이 모두 세금을 면제하고 있다. 최초 투자금액에 대한 토빈세(6%)만을 부담하고 채권에 투자하면 세금을 제외한 투자금에 대해서 年10%의 高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고금리와 함께 節稅효과까지 합해져 부유층 자산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개최국이라는 점까지 부각되어 최소투자금액이 4천만원 수준임에도 브라질채권 판매금액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해외투자시 환위험 등 위험요소를 무시하고 단순히 특정지역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

와타나베 부인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였듯이 우리의 김여사님들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나라의 경제/금융상황은 단순히 국내의 환경이 아니다.

환경변화의 원인이 내부의 문제와 함께 외부의 영향이 매우 커지고 있고 절대적인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렇다면 그 해법도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되어 가는 경제/금융환경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통해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 앞에 김여사님으로 호칭되는 개인투자자들이 눈을 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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