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아빠되기
친구같은 아빠되기
  • 박세훈
  • 승인 2013.03.19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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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딸에 대한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을 담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아버지는 가족에게 주로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 자녀들에게는 엄하고 대화하기 힘든 이미지의 전형으로 여겨졌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과 더불어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우스갯소리는 아버지의 전통적인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삶의 여유가 생기고, 가족과 더불어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아버지의 모습도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 나타난 새로운 아버지의 이미지는 바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하는 프렌디(친구인 friend와 아빠인 daddy의 합성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과거의 아버지들은 자녀들이 어렸을 때 돈을 벌어야 자녀들이 커서 경제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때 제대로 아버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여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학적인 의미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자녀들이 어렸을 때 더욱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금전적인 투자보다도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녀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는 시간투자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프렌디 열풍이 불고 있음은 자녀교육을 위해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한국의 중·고등학교 실정을 감안하면, 자녀들이 어렸을 때 즉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에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자녀들은 아빠를 통해 미래의 역할을 배우게 되며, 자녀와 대화를 많이 할수록 자녀들의 인성이나 사회성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자녀가 어려서부터 친구 같은 아빠로 지내야 나중까지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아버지의 역할은 배워서 하는 측면보다는 자기 아버지가 했던 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가정에서 자녀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자녀에게서 배워야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 컴퓨터 게임도 그렇고, 스마트폰 사용도 그렇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강요하지 말고, 한번쯤은 아이들과 더불어 게임도 해보고, 스마트폰 사용법에 대해서도 물어보면서 대화도 나누고 컴퓨터게임이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아빠의 생각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함께 봉사활동한다.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이는 학교교육이 간과하기 쉬운 인성교육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교육방법이며, 자녀를 미래의 인재로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다. 아이가 고등학생이어서 많은 시간을 내기는 어렵지만, 필자도 도움이 필요한 한곳을 정해 한 달에 한두 번씩이라도 아이와 함께 꼭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셋째, 함께 여행하는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해 자녀와 여행을 다녀온 집이 많을 것이다. 반드시 외국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자녀와 단둘이 떠나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 사람들은 돈을 버는 목적이 가족과 여행하기 위해서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를 큰 사람으로 만들려면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있다. 여행은 책을 통해 배우기 어려운 산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와 함께하는 배낭여행을 계획해보자.

넷째, 취미생활을 같이 하자. 그 취미가 운동이나 악기연주, 독서와 같은 바람직한 것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아빠와 아이가 취미생활을 같이하면서 둘 간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박세훈<전북대학교 교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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